땅집고

[평창, 위대한 승리] 잠잠하던 중개업소 전화통 불났다

뉴스 평창=홍원상 기자
입력 2011.07.08 01:42

평창 부동산 시장 르포
대부분 서울의 소액 투자문의, 몇년간 안팔리던 땅도 호가 높여 땅값 많이 올라 급등은 없을 것

7일 강원도 평창군 화진부동산중개사무소에는 이날 하루 동안 40통 넘게 전화가 빗발쳤다. 바로 전날만 해도 거의 없었던 투자자들의 문의전화가 올림픽 유치 소식에 쉼 없이 이어졌다. 이 중개업소 권금녀 소장은 "서울에서 '660~990㎡(200~300평) 정도 되는 작은 땅을 살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 투자자가 대부분"이라며 "한 투자자는 아파트를 사겠다고 서울에서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말했다.

2018년 동계올림픽의 개최지로 선정된 강원도 평창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투자자들의 문의전화가 잇따르는가 하면 매도자들은 매물로 내놨던 땅을 곧바로 거둬들이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주경기장이 될 알펜시아리조트 주변에 있는 신우부동산중개소 사장은 이날 투자자들의 부탁을 들어주느라 애를 먹었다. 예전에 가격을 흥정하다 사지 않은 땅을 지금이라도 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요청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신우부동산 사장은 "올림픽 유치가 확정되자 몇 년째 팔리지 않던 땅도 가격을 올려 부르고 있다"며 "종전 가격보다 20~30% 정도는 더 올려줘야 흥정이 겨우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평창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것은 동계올림픽 유치로 경기장·선수촌은 물론 교통시설 등 각종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그동안 열악했던 생활 여건이 크게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평창 일대의 부동산 시장에 매수세가 급격히 늘거나 가격이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알펜시아리조트 맞은편에 있는 택지의 시세는 5~6년 전 3.3㎡당 80만원 하던 것이 최근 200만원까지 올랐다. 상가가 밀집한 시내 땅값은 3.3㎡당 1000만원을 호가한다. 평창의 한 부동산공인 사장은 "올림픽을 유치한다는 기대감에 그동안 땅값이 2~3배씩 올라 싼 물건을 찾기 어렵다"며 "문의전화가 아무리 많이 걸려와도 가격이 맞지 않아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 박원갑 소장은 "현재 평창의 부동산 가격은 동계올림픽 유치를 이미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며 "올림픽 등 일회성 호재만 보고 투자하기보다 인구 증가나 도시의 발전 가능성 등을 감안해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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