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특징 콕 찝은 아파트 단지 이름 열풍

뉴스 허성준 조선경제i 기자
입력 2011.07.07 03:05

<옥수 리버젠>한강 가까워 '리버젠'…
<포스코더샵 그린스퀘어>녹지 넓어 '그린스퀘어'

아파트 작명(作名)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000년부터 대림산업,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 대형 건설사들이 'e편한세상', '래미안'(來美安) 등의 자체 아파트 브랜드를 사용했고 지역명 정도를 브랜드에 붙여 왔다. 예컨대 서울 도곡동 e편한세상 같은 식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건설사마다 아파트 브랜드에 '리버젠', '에코리치'와 같은 독특한 단지명을 붙이고 있다.

이달 분양을 시작하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는 고유 브랜드인 래미안에 '창조하다'(create)를 뜻하는 영어 단어의 앞부분을 붙였다. 이 단지는 뉴타운사업장이어서 '크레시티'와 '네오노블' 등 두 가지 시안(試案) 중 조합원 투표를 통해 단지명을 정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재건축·재개발·뉴타운사업장 이외의 일반 사업장에서도 입주자들이 단지명을 원해 건설사들이 상표 개발 전문업체를 통해 '예비 단지명'을 선정한 뒤 그 중 주민 투표를 거쳐 단지명을 최종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파트의 입지 환경을 단지명에 적용시키는 경우도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옥수 리버젠'과 '금호 하이리버' 등은 한강과 가깝고 조망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리버(river·강)라는 단어를 단지명에 넣었다.

인천 송도에서 분양된 포스코건설의 '포스코더샵 그린스퀘어'는 축구장의 두 배가 넘는 녹지광장이 단지 인근에 조성된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녹지광장의 영어표기인 '그린스퀘어'(green square)를 넣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단지명에 '프리미엄', '팰리스' 같은 단어를 붙여 고품격 이미지를 드러내려고 했다"면서 "하지만 최근 단지명은 해당 아파트의 교통·학군·환경 등의 입지조건 중 가장 두드러지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아파트 브랜드 개발에 참여한 네이밍(naming)업체 관계자는 "래미안이나 자이(xi) 등 고급 아파트 브랜드 단지가 많아졌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입주민들이 단지명에도 예민해졌다"며 "앞으로 단지별로 특화된 이름이 더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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