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이사 성수기 이후 안정세로 접어들었던 서울 전세시장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잇따른 하반기 이주·철거 소식에 다시 불안해지는 모습이다. 오는 7~8월부터 시작될 여름방학 학군과 가을 결혼 수요에 재건축 단지 주민들까지 전셋집 구하기에 나설 경우 올가을 전세시세가 급등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31일 서울시와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재건축·재개발 착공에 앞서 보상·이주가 시작되는 '관리처분인가' 작업을 준비 중인 서울 시내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모두 70곳(약 5만2000가구)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들 단지 중 상당수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침체와 수익성 부족 등을 이유로 미뤄왔던 사업 시기를 하반기로 정하고 보상·이주를 위한 준비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고 있다.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단지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로 지난 23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관리처분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조만간 강남구청으로부터 관리처분인가가 내려지면 1446가구에 이르는 아파트 주민들이 인근 지역에서 전셋집 구하기 경쟁을 벌이게 된다.
또한 올가을 관리처분 인가를 받기 위한 작업을 준비 중인 강동구 고덕동 고덕시영아파트(2500가구)와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6600가구)가 모두 연내 이주에 들어갈 경우 서울 동남권 전세시세가 크게 들썩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