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가구 브랜드와 건설사_국내 최초 합동 전시회 열어… 예약한 1000명에게만 공개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사례로 진귀한 볼거리 쏠쏠할 듯
투명한 거실 통유리창을 통해 길 건너 서울숲공원의 푸릇푸릇한 나무가 한눈에 들어왔다. 싱그러운 수목과 하얀 대리석 바닥이 조화를 이루는 널찍한 실내엔 '예술품'이라고 불러도 좋을 법한 고급 가구가 전시돼 있었다.
애플의 CEO(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출시 공식 행사 때 앉았다고 해서 일명 '스티브 잡스 의자'라고 불리는 '카시나'의 팔걸이 가죽 의자(1인용 1000만원대)가 맨먼저 눈길을 끌었다. 시가 2000만원(3인 기준)짜리 가죽 소파인 '마라룽가'는 등받이 윗부분이 부드럽게 안으로 접혀 쿠션처럼 등 뒤에 괼 수도 있었다. 의자 다리가 커팅한 다이아몬드 같은 형태로 조각돼 있어 조명을 받으면 실내에 반짝반짝 빛이 퍼지는 '몰테니'의 '다이아몬드 테이블'(674만원)도 놓여 있었다.
이름만으로도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이 가구들은 한화건설이 짓고 있는 서울 성동구 뚝섬의 '서울숲 갤러리아 포레'에 전시돼 있다. 이 아파트는 국내 최고가 주상복합 건물로 7월 입주를 앞두고 실내 마감 작업이 한창이다.
한화건설과 '프로메모리아', '포졸리', 'B&B 이탈리아', '카시나', '몰테니', '폴트로나프라우' 등 6개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가 각각 갤러리아 포레의 전용면적 233~331㎡(구 70~100평)인 방을 하나씩 골라 방 구조와 가구 콘셉트에 맞게 의자를 디자인했다.
건설사와 유명 가구 브랜드가 미입주 건물을 이용해 이런 전시회를 연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건축·인테리어·디자인 등 다방면에 걸쳐 활약하고 있는 스페인 출신 디자이너 패트리샤 우르퀴올라(Urquiola)는 한 장의 스틸을 절단해 U자로 구부려 만든 독특한 'B&B 이탈리아'의 소형 테이블을 선보였다.
페라리와 마세라티 등 고급 자동차 시트를 제작하는 회사로도 유명한 '폴트로나프라우'는 재떨이가 달린 팔걸이 가죽 소파 '1919 체어'(1인용 1000만원대)를 전시했다. 150년 전 영국의 성(城)에서 쓰였던 '포졸리'의 고급 앤틱 의자(개당 2700만원)도 좀처럼 보기 드문 진귀한 볼거리다.
이 '독특한' 전시회는 이탈리아 유명 가구 브랜드가 한화건설 측에 제의해 이뤄졌다. 지난 4일 시작한 전시회는 다음 달 19일까지 이어진다. 다음 달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 홈'과 '아르마니 까사'도 갤러리 공간을 오픈한다. 이 갤러리는 한화건설과 가구 브랜드 고객 약 1000명만 사전 예약을 받아 공개할 예정이다. 관람료는 무료.
아르마니 까사의 안성현 대표는 "프라이드가 강하기로 이름난 명품 가구 브랜드가 이렇게 같은 공간에 모여 전시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