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불안·국내 공공공사 발주 감소로
1분기 수주액 작년 동기대비 54% 급감
올 1분기(1~3월) 중동 정세 불안과 국내 공공공사 발주 감소로 대형 건설사들이 최근 5년 중 최악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도 주택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보다 대부분 감소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 부문, 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5대 건설사들의 올 1분기 수주액은 총 6조60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조3023억원)보다 54% 급감했다. 총 매출액도 8조796억원으로 작년 1분기(8조2465억원)보다 2.1% 줄었다.
그나마 수주 실적이 상대적으로 나은 기업은 GS건설이었다. GS건설은 3월까지 1조7570억원의 수주고를 올려 작년 같은 기간(2조3930억원)보다 26% 감소하는 데 그쳤다. 현대건설과 삼성건설은 각각 1조3836억원과 1조3393억원의 수주 실적을 올려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지만 4조원이 넘던 지난해 실적과 비교하면 무려 70% 줄었다. 대우건설은 1조3040억원, 대림산업은 8220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지난해보다 매출액도 대부분 줄었다. GS건설만이 지난해보다 늘었다. 국제회계기준(IFRS)이 적용된 탓도 있지만 지난 2~3년간 아파트 분양이 저조했던 데다 토목 분야 공사 물량이 줄어들면서 매출 저하로 이어졌다. 현대건설이 1조9529억원의 매출을 올려 5개 건설사 중 가장 많았으며 GS건설(1조9080억원), 대우건설(1조5836억원), 삼성건설(1조4970억원), 대림산업(1조1381억원) 순이었다.
건설사의 1분기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국내 건축과 토목 분야에서 신규 발주가 급감했고 중동 정세 불안으로 해외 부문도 타격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건설사 수주 실적도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만 국가는 유가 상승으로 재정이 넉넉해져 대형 공사 발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김열매 애널리스트는 "최근 정부 정책 방향이 건설업계에 호의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국내 건설사의 달러 박스로 꼽히는 중동 지역 플랜트 시장의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