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부산發 청약 열기, 수도권까진 녹였는데…

뉴스 홍원상 기자
입력 2011.04.25 03:06

서울 주택시장은 여전히 '꽁꽁'
대전·광주 미분양 주택, 올들어 속속 팔려… 김포·남양주·광교에도 투자자 북적
'3·22 조치' 후 서울은 오히려 집값 뚝… 재건축·재개발 단지 외엔 거래 얼어붙어

24일 오후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2차'(1498가구)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분양 상담을 받으려는 투자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지난 21일 끝난 1~3순위 청약에서 평균 1.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일부 미분양 물량이 생길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 3000여명이 몰려든 것이다. 반도건설 이호석 분양소장은 "그동안 분양 때마다 큰 인기를 끌지 못했던 한강신도시에 투자자가 북적이는 것을 보면 지방 청약 열기가 수도권으로도 서서히 번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 10월부터 시작해 올해 전국 주요 도시로 확산된 부산발(發) 아파트 청약 열풍이 최근 수도권 분양시장에도 불을 지피는 양상이다. 지난달 초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신도시 동익미라벨' 아파트가 평균 1.6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데 이어 광교신도시 '광교 에일린의 뜰' 테라스하우스는 최고 49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정부의 '3·22 부동산 대책' 이후 오히려 더 얼어붙은 서울 주택시장의 '턱밑'까지 분양 열기가 차오른 것이다.

그래픽=신용선 기자 ysshin@chosun.com

◆지방 청약 열기, 수도권으로 북상 중

부산 '당리 푸르지오'(청약 경쟁률 4.9대 1)→ 광주 '첨단 자이2차'(13.9대 1)→ 충남 '내포 롯데캐슬'(1.3대 1)→ 김포 '반도유보라2차'(1.1대 1).

지방 분양시장은 2007년 주택경기 침체 이후 건설사들의 '무덤'으로 불렸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부산에서 '당리 푸르지오'가 평균 4.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이후 '해운대 자이', '정관 롯데캐슬' 등이 연거푸 성공을 거두자 광주·전남과 충남·울산 등지를 거쳐 수도권으로 온기(溫氣)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하는 단지가 잇따르자 분양을 앞둔 아파트나 기존 주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부쩍 늘었다. GS건설이 지난 22일 문을 연 '대전 센트럴 자이' 모델하우스에는 지난 주말에만 1만여명이 찾았고 주변에는 속칭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이 대거 등장했다. 지난해 분양가보다 3000만원 이상 떨어진 광주광역시 수완지구 '대방노블랜드'(112㎡)는 최근 5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었고, 대전 도안신도시는 올 들어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속속 팔려나가고 있다.

건설사들도 전국 각지에서 그동안 미뤄왔던 분양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한화건설은 다음 달 대전에서 '노은 꿈에그린' 분양에 들어가고 대림산업은 충남 천안에서 '두정 e편한세상' 공급을 준비 중이다. 강원도 춘천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다음 달 '장학 아이파크' 공급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주택 가격과 거래량을 감안할 때 부산·경남 지역은 회복기에 들어섰고 대전을 비롯해 경기 용인·수원 지역은 바닥에서 회복기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지방에 주택 공급이 3년 가까이 중단된 것을 감안하면 분양시장 열기가 좀 더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확실한 방향성 안 보여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지방과 달리 아직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입지가 상대적으로 좋고 분양가격이 싼 곳은 청약에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은 미분양이 2만 가구를 넘고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보금자리주택 공급 물량이 많아 실수요자들이 선별적으로만 청약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3일 분양한 경기 '용인행정타운 두산위브'(1293가구)는 363명만 청약했고, 경기 평택시 '코오롱 하늘채'(1926가구)도 18일 끝난 청약에서 1200여 가구가 미달됐다. 반면 서울 은평구 '불광 롯데캐슬'(3.6대 1), 성동구 '래미안 옥수 리버젠'(4.43대 1) 등 일부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높은 청약률을 보였다.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이 얼어붙은 것도 분양 열기 확산을 가로막고 있다. 정부가 한달 전 '3·22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서울 집값은 더 떨어지고 거래량은 절반 수준(3월 6872건→4월 3752건)으로 줄었다. 지난달 재정비안 통과로 기대감이 높았던 강남구 개포주공 1~4단지는 3월 31건에서 이달엔 5건으로 거래량이 급감하고 가격(50㎡)도 9억7000만원에서 9억1500만원으로 하락했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연구소장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부활하고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불투명해지면서 수도권은 투자 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방 청약 열기가 수도권까지 옮겨 붙기가 현재로선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화제의 뉴스

여의도 대교, 통합심의 접수…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 목전
우미건설, 중도금 무이자에 계약금 낮춘 '성남 우미린 뉴시티' 분양 중
[단독]서울원아이파크 전용 84㎡ 13억대…전매제한 1년, 실거주의무 없어
내년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율 2년 연속 동결 전망…아파트 69%
압구정3 재건축서 4000억 한강보행교 삭제…조합-서울시 책임공방

오늘의 땅집GO

[단독] 서울원아이파크 84㎡ 13억대…전매제한 1년,실거주 없어
현대차그룹,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에 '기아차 재무통' 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