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명동 상권으로 본 땅값 감정 메커니즘] 사람들이 몰려야… 땅값도 뛴다

뉴스 오윤희 기자
입력 2011.03.10 03:34

지하철 명동역 개통 이후 관광·쇼핑객 밀려들면서 '네이처 리퍼블릭' 1위 지켜

서울 명동(明洞)상권인 중구 충무로 1가 화장품매장 '네이처 리퍼블릭'(대지 169.3㎡) 공시지가(24-2번지)는 ㎡당 6230만원이다. 평(坪)으로 치면 무려 2억559만원. 전국 표준지 공시가 발표에서 7년째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전국에서 땅값이 제일 비싼 곳 2~5위도 모두 명동상권이었다.

◆명동상권, 왜 아직 건재한가

올해도 '집값은 서울 강남, 상권은 강북 명동 일대'라는 '부동산신화(神話)'는 재확인됐다. 집값은 몰라도 상권은 서울 강남 서초동 삼성타운 일대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명동의 위력이 지속되는 것은 왜일까?

생림감정평가사무소 이학철 부장은 "서초동은 오가는 사람들의 직업(주로 전문직 직장인)이나 연령대가 한정되는 반면 명동은 유동인구 연령대가 다양한 데다 직영 매장이 많아 프랜차이즈 중심인 서초동보다 가게 종류가 훨씬 다양하다"고 분석했다. '서초동 상권은 지금 활성화 단계일 뿐 상권 역사가 오래된 명동을 아직은 누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

◆상가 땅값 결정 요인은 유동인구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한감정평가법인' 연광철 감정평가사는 "땅값 결정의 3요소는 유동인구와 임대료·영업이익·매출액을 근거로 한 수익환원법, 규모나 입지·이용도가 비슷한 토지거래 사례"라고 말했다.

유동인구가 땅값 산정의 주요인이 되는 이유는 명동처럼 사람들이 몰리는 상가의 경우 일대를 오가는 사람 수가 가게 수익을 결정짓기 때문. 생림감정평가사무소 이학철 부장은 "2004년까지는 명동성당 옆 우리은행(명동 2가 33-2) 자리가 제일 비쌌다"면서 "위로는 명동 중심 상권이 있고, 명동 오피스타운과 명동성당·롯데백화점 권역과 붙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1990년대 초 지하철 4호선 명동역 개통 이후 관광객·쇼핑객들이 명동으로 밀려들어 오기 시작하자 명동 우리은행을 제치고 단번에 네이처 리퍼블릭 자리가 1위에 올랐다"고 말했다.

감정평가사는 각 구청 지역경제과나 관광특구협의회가 조사한 유동인구 수치를 토대로 땅값을 매긴다. 중구청 등에 따르면 네이처 바로 옆 4호선 명동역 유동인구는 평일 15만명, 우리은행이 있는 2호선 을지로 입구역은 6만명(주말)이다.

◆네이처 비싼 몸 만든 건 주변 상가 거래가

충무로 1가에 위치한 상점 땅은 ㎡당 대개 3500만~5000만원 내외, 네이처에 이어 땅값 최고가 부문에서 2~5위인 지역도 6000만원이 조금 넘는다. 그런데 유독 네이처 땅값만 ㎡당 6200만원대인 이유는 매출액의 차이다.

7일 오후.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30분 남짓한 시간 동안 네이처 매장 안으로 고객 수십여 명이 드나들었다. 5층짜리 건물 곳곳에 비·카라 등 한류 가수 포스터와 엔화 환율이 나란히 붙어 있는 이곳은 일본 관광객이 단체 투어를 시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인근 부동산업체에 따르면 '환상적인 입지'에 힘입은 네이처의 월매출은 12억원 이상으로 명동 시내 60여개 화장품 매장 월매출 평균(7억~8억원대)을 훨씬 웃돈다.

네이처 부지가격을 매길 때 참고가 된 토지 거래 사례는 무엇일까. 연광철 감정평가사는 "명동역에서 을지로 쪽으로 향하는 명동 중앙길에 좌우로 늘어선 상가 전체가 그 대상"이라고 말했다. 명동상권은 유동인구나 거래 사례 등 모든 면에서 1위 수성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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