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오직, 하나…"붕어빵식 NO" 나만의 아파트

뉴스 오윤희 기자
입력 2011.02.24 03:08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독신 여성엔 많은 수납공간…3세대 가족엔 커뮤니티공간

내 집은 내가 디자인
벽지·주방가구 등 인테리어 개인 취향에 맞춰 꾸미게 해

아예 설계 자체를 다양하게
199개 구조서 고를 수 있어… 부채꼴 모양에 "리조트 같네"

1.LIG건설이 선보인 3세대 가족을 위한 평면. 세계적인 휴양 도시인 호주 시드니에서 영감을 얻은 널찍하고 편안한 느낌의 내부 구조가 독특하다./ 2.현대산업개발이 짓는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 아파트. 주거 공간을 호텔 프리지덴셜 스위트와 같은 공간으로 특화시킨 참신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 3.현대산업개발이 짓는 수원 아이파크 시티. 아파트 외벽 위에 디자인 외벽을 덧붙여 시공하는 이른바‘더블스킨 공법’을 통해 보는 각도에 따라 전체적인 방 분위기가 다양하게 연출될 수 있도록 했다. / 4.SK건설이 설계한 수원 스카이뷰 아파트 84㎡형. 비효율적으로 쓰이던 공간을 적절하 게 이용한‘플러스 알파존’디자인으로 최대 14㎡까지 실사용 공간을 늘렸다. / LIG건설·현대산업개발·SK건설 제공

시간이 갈수록 진화를 거듭하는 것은 휴대폰만이 아니다. 이제까지 네모 반듯한 성냥갑 외관에 방이나 욕실 개수 정도에만 조금씩 변화를 주는 데 그쳤던 천편일률적인 '붕어빵' 아파트도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삭막한 아파트촌(村)'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아파트 안에 정원과 돌담을 들여와 시골 풍경을 연출한 아파트, 성냥갑 모양을 과감히 탈피해 'V'자형으로 설계 변신을 시도한 아파트 등 독특한 감수성과 아이디어를 내세운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휴대폰 액세서리 하나에도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입맛에 맞춰 입주자 스스로 인테리어를 결정할 수 있는 아파트도 등장했다.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말해준다'는 광고 카피처럼 골드미스, 맞벌이 부부·고령자와 장애인 등 입주자의 라이프스타일과 행동반경에 맞게 설계한 주택도 선보이고 있다. 수요자의 다양한 입맛에 맞춘 '단 하나(Only One)' 아파트가 주택 시장의 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수요자에 맞춘 주택 유형 선보여

최근 LIG건설은 수요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7가지 종류의 주택 유형을 선보였다. 예컨대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용 주택은 자녀들이 혼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많이 넣었다. 반면 유행과 대중문화에 민감한 독신여성처럼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적은 경우 사용빈도가 적은 공간은 줄이는 대신 수납공간은 강화했다.

노부부와 같이 사는 3세대 대가족을 위해선 여러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커뮤니티 공간, 노부부를 위한 별도 공간 등을 만들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같이 집에서 혼자 작업하는 시간이 많은 전문직 재택 종사자를 위해선 개인 공간과 홈네트워크 시스템에 중점을 뒀다.

해외에서도 미국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자만을 위한 주거지(Single Room Occupancy·원룸형 소형주택)'가 늘고 있다. 일본 역시 젊은이들이 한 곳에서 단체 생활을 하며 같이 사는 '셰어하우스(Share House)'처럼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주거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셀프디자인 주택으로 차별화

입주자 개개인이 취향에 맞게 집을 꾸밀 수 있는 맞춤형 셀프디자인(self-design) 주택도 남들과 차별화된 공간에서 살고 싶어하는 소비자 심리를 정확하게 짚어낸 사례다.

SK건설은 셀프 디자인의 일환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평면인 '플러스 알파존(Plus Alpha Zone)'을 선보였다. 플러스 알파존은 그동안 아파트 내부 안방과 거실 사이, 또는 주방 옆 등 집 구석구석에 비효율적으로 버려져 있던 공간을 활용도 높은 공간으로 '부활'시킨 것. 수원 '스카이뷰' 아파트 84㎡(25평)의 경우 평면도를 잘 활용하면 플러스 알파존이 최대 14㎡까지 나온다.

SK건설은 이렇듯 저평가된 알짜배기 공간을 찾아 효율성을 살리겠다는 것이다. 입주자 취향에 따라 아이들 놀이 공간, 식료품 보관소, 주부 개인 휴식 공간, 간이 다실 등 플러스 알파존을 다양하게 디자인할 수 있다.

벽산건설은 집의 전체 분위기를 결정짓는 벽지와 주방가구 등 주요 인테리어 아이템을 '모던', '클래식' 등으로 나누고 입주자가 선택하게 하는 '셀프디자인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같은 구조의 집이라도 개인 취향에 따라 내부가 고전적인 느낌의 우아한 집이 될 수도, 젊은 부부가 거주하는 모던 스타일로 탈바꿈할 수도 있는 것이다.

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해운대 아이파크 136㎡(41평형) 부채꼴 모양의 평면 설계도.

집이 다 거기서 거기? 난 남들과 달라

고정관념을 깨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반영된 주택도 속속 나오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 아파트는 내부구조가 직선으로만 이뤄진 경우가 전혀 없다. 199개나 되는 내부구조 설계는 'ㄱ자'형도 있다. 선박 같은 독특한 설계도가 특징이다. 특히 해운대 아이파크 136㎡(41평형)는 부채꼴 모양 평면 설계도를 선보여 모델하우스 방문객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중대형이지만 방 2개를 부채꼴 양끝에, 거실은 중앙에 배치하는 한편 바닥 모양은 이국적인 실내 공간으로 만들어 방문객들로부터 "외국 리조트 같다"는 평을 얻었다.

한화건설은 '자연과의 교감'을 콘셉트로 공동주택 안에 전원주택의 마당과 조경을 도입하고, 엘리베이터와 각 세대 사이 공용 공간도 전원주택 마당처럼 꾸몄다. 특히 홀수 층과 짝수 층의 조경 공간 위치를 각각 반대로 배치한 덕에 높아진 층고를 활용해 키 큰 나무도 심을 수 있게 했다. 모든 층이 외부에 노출돼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한 것도 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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