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부동산회사 'CBRE 코리아' 김윤국 대표
"올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이 국내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공급 과잉을 해소해줄 수 있을 겁니다. 해외 법률회사와 금융회사들이 FTA를 대비해 국내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죠."
세계적인 종합부동산 회사인 CB리처드앨리스(CBRE)의 김윤국 한국 대표는 최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 공급이 늘어 국내 오피스시장의 투자성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 근거로 "최근 FTA 체결에 대한 기대감과 경기 회복에 따른 기업의 오피스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CBRE는 종합부동산 회사로는 유일하게 미국 S&P500지수에 상장돼 있으며 전 세계 300여개 지사에 3만여명의 전문 인력을 두고 있다. CBRE코리아는 지난 1999년에 설립해 130여명의 전문가가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한 자문과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한국지사를 이끌고 있는 김 대표는 "오피스 공급 증가도 서울 강북권 등 특정 지역에만 국한된 얘기일 뿐 강남권이나 여의도권은 여전히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며 "차별화된 임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달라진 환경에 적절하게 대처한다면 지속적으로 수익을 얻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개발사업에 대해 시장 수요를 감안하지 않고 무작정 공급을 늘리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 이외 지역의 개발사업에 외국 기업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국내 업무용 빌딩시장을 어떻게 보나.
"단기적으로는 서울에 신규 공급이 많아 공급 과잉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 회복 추세와 발맞춰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과잉도 강남권이나 여의도권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강북 도심권에 국한된 얘기다.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전략을 수립할 단계이지 위험 수준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외국 자본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시장이 매력이 있다고 보나.
"한때 외국인들은 한국 부동산의 독특한 문화를 위험요소로 꼽기도 했다. 부동산 유동화가 더디고 소유 중심인 문화, 해외 자본에 대한 거부감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FTA 기대감으로 외국계 금융·법률·회계·컨설팅 등 서비스업체들이 한국 진출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전국에서 각종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실적이 좋지 않다.
"시장 수요를 감안하지 않은 공급이 문제다. 외자를 유치하겠다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플랜은 많지만 실제로 그만한 기업의 수요는 없다. 시장에서 필요한 공급인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경제자유구역도 현재 조건으로는 외국 기업이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보다 적극적인 인센티브 제공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더불어 국내 기업에도 외국 기업에 준하는 혜택을 줘야 한다."
―국내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부동산 투자에 대해 어떻게 보나.
"해외시장 진출을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당연히 해외시장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확대되고 있다. 선진국의 국부펀드나 펜션펀드(연기금 펀드) 등과 비교해 보면 국내 연기금의 실물 부동산 포트폴리오 비율은 상당히 미약하고 투자 대상도 오피스 빌딩에 한정돼 있다. 다양한 분야로 투자할 필요가 있고 신흥개발국 시장까지 진출해야 한다. 직접 투자보다 기존 부동산 관련 펀드나 리츠 투자를 늘리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글로벌 부동산시장은 회복 중인가.
"아직 불확실성이 많다. 하지만 작년 세계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저점을 찍었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회복이 기대된다. 이미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주요 도시는 저점 대비 상당히 많이 회복됐고 지금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나머지 도시들도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예전에 비해서 좋아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