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6㎡ 이상 거래 올 최고… '갈아타기' 수요 늘어
최근 서울과 수도권 지역 전용면적 86㎡(26평) 이상 중·대형 아파트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 올 들어 소형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라 중·대형과 가격 차이가 좁혀지면서 중·대형으로 갈아타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목동 등 일부 지역에서는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중·대형 시세가 최근 한 달 새 1000만~2000만원쯤 올랐다.
◆10월 중·대형 거래량 올해 최고치 기록
국토해양부 '온누리 부동산 포털'에 따르면 올 10월 전국 중·대형 아파트 거래량은 9월보다 25%(3226건)가 늘어난 1만5875건을 기록했다. 서울과 수도권도 10월 거래량은 9월보다 1127건 늘어난 6374건으로 7월 이후 계속되던 거래량 감소세가 멈췄다.
중·대형 거래량 증가는 소형 아파트 가격이 공급 부족으로 계속 오르면서 중·대형과 가격 격차가 줄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지난달 서울지역 85㎡ 초과 아파트와 60㎡ 이하 아파트의 3.3㎡당 가격 차이는 677만원으로 2008년(884만원)보다 207만원쯤 줄었다.
예컨대 3년 전 79㎡형 아파트를 팔고 105㎡형 아파트를 사려면 7000만원 정도가 더 필요했지만, 지금은 5700만원이면 된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본부장은 "올 한 해 공급된 소형 아파트는 2년 전보다 4000여 가구 줄었다"며 "소형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중대형과의 가격 차이는 더욱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대형 갈아타자" 수요 증가
가격 차가 줄어들자 소형에서 중형으로, 중형에서 대형으로 집을 넓혀 가려는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 교육 환경이 좋은 지역에서 이런 모습이 두드러진다.
서울 목동의 한미공인중개사무소 김춘숙 대표는 "10월 중순부터 지난달까지 총 50건의 매매 거래 중 20건이 '갈아타기' 수요였다"며 "올 초보다 2배쯤 늘어났다"고 말했다. 최근 한 달 동안 목동 1단지 한신·청구아파트의 경우 148.7㎡형에서 191.7㎡형으로 집을 옮긴 사례는 7건이나 됐다. 이 때문에 한동안 수요가 없었던 대형 아파트의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되면서 시세가 1000만~2000만원쯤 올랐다.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일대 아파트단지 상황도 비슷하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올 10~11월 성사된 20여건의 아파트 거래 중 절반쯤이 '갈아타기' 수요였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대형 아파트로 옮겨야 할 사정이 있는 실수요자들이 싼 급매물을 통해 많이 갈아타면서 시세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