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을 명품 마리나로…

뉴스 이석우 기자
입력 2010.11.26 03:06

현대산업개발 재개발 추진
호텔·요트클럽에 대형도 정박 가능 내년 하반기 착공

지난 1986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완공된 부산 해운대구 우동의 수영만 요트경기장은 국내 첫 국제 규격 요트경기장이다. 23만4249㎡ 부지에 육상과 해상에 448척의 요트를 정박할 수 있고, 영화 촬영 스튜디오까지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 벌어지는 요트경기는 대부분 이곳에서 열린다.

명성은 자자하지만 지은 지 24년이 지나도록 요트경기장에 대한 제대로 된 보수공사도 진행되지 않았고, 시설 확충을 위한 재투자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배 접안 시설 등은 낡았고, 최근 수요가 증가하는 대형 요트를 정박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이미 계류시설(배 주차장)도 포화상태다. 이 같은 수영만 요트경기장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가 재개발 사업에 나서면서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지난달 22일 재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완공된 지 24년 만에 재개발이 진행되는 수영만 요트경기장의 완성 후 예상 모습. 현대산업개발은 2013년까지 이곳에 요트전시장, 레스토랑이 있는 요트클럽과 컨벤션센터를 갖춘 호텔 등을 지을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 제공


◆'그린 마리나'로 탈바꿈하는 수영만

현재 해양레저·스포츠 수요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 2000년 157만4000명이었던 국내 해양레저 수요는 올해 636만8000명으로 증가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국민소득이 늘면서 최근 3~4년간 국내에서 요트·모터보트·스쿠버다이빙 등 해양 레저를 즐기는 인구도 늘어 기존 수영만 요트장은 한계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은 수영만 요트경기장을 친환경 '그린 마리나'로 재개발할 계획이다. 2013년까지 총 156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육상 14만2274㎡, 해상 9만2242㎡ 등의 사업부지에 대한 전면적인 재개발 사업이 추진된다. 요트경기장 부지의 총 면적은 거의 변화가 없지만 이곳에 정박할 수 있는 요트는 현재 448척에서 902척으로 두 배 늘어난다. 해상에 364척, 육상 288척과 딩기(엔진과 선실을 갖추지 않은 1~3인용 소형 요트) 250척 등을 계류할 수 있다. 대형 요트의 입출항과 정박도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또 요트 수리·보관 시설과 주유소 등을 갖춘 9513㎡ 규모의 마리나동과 요트전시동(8010㎡), 레스토랑·수영장·피트니스센터 등을 갖춘 요트클럽동(3546㎡)도 지을 계획이다. 컨벤션센터까지 갖춘 지상 19층, 238실 규모의 호텔도 들어선다.

◆'바다에 떠 있는 요트' 모양으로 설계

현대산업개발은 세계적인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에게 요트경기장 설계를 맡겼다. 그는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 (WTC) 재건축 설계공모에서 당선돼 이름을 알렸다. 리베스킨트는 바다에 떠있는 요트를 모티브로 세계로 뻗어나가는 수영만 마리나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설계를 선보였다. 새로 짓는 수영만 요트경기장에는 녹지공간도 대폭 늘어나 전체면적의 28%가 공원·녹지시설로 조성된다.

최동주 현대산업개발 사장은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사업은 요트 계류장에서부터 상업시설, 호텔, 요트클럽하우스 운영 등을 포함한 민자 복합개발사업으로 진행된다"며 "수영만 요트경기장을 아시아 해양 레저관광의 중심점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2011년 2월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이르면 2011년 하반기 착공할 계획이다. 준공 후 30년간 운영권을 갖는 BTO(Build-Transfer-Operate)방식으로 진행된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현대산업개발이 주관사를 맡고, 경남은행·부산은행·녹십자생명·경동건설 등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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