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분양 240가구 연말쯤 본청약 받아
서초지구도 내달 착공… 290가구 새로 공급
정부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도입한 보금자리주택지구 중 처음으로 서울 강남지구가 15일 첫 삽을 떴다. 정부가 작년 6월 강남지구와 서울 서초·고양 원흥·하남 미사 등 4개 시범지구를 지정한 후 17개월여 만이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지구는 올 연말에 공공분양 아파트 240여 가구와 작년 10월 끝난 사전예약 물량에 대한 본청약을 받고 2012년 12월 첫 입주에 들어갈 예정이다. 나머지 3개 시범지구도 내년 9월 이후 착공과 함께 본청약을 시작할 전망이다.
◆강남지구, 실험적 디자인 대거 적용
총 94만여㎡(약 28만평)에 6800여 가구가 들어설 강남지구는 작년 10월 사전예약에서 1200여 가구 모집에 1만5000여명이 몰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분양가격이 시세보다 최대 절반 가까이 싸고 입지여건도 좋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강남지구를 보금자리주택의 시범 모델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최초로 건축법 등 관계법령의 일부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특별건축구역'을 지정해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디자인을 대거 적용하기로 했다. 영구·국민임대 주택이 들어서는 A3블록은 일본 건축가가 참여해 우리나라 전통주택에서 볼 수 있는 사랑방과 마당 개념을 선보인다.
10년·분납·전세형 주택이 많은 A5블록은 네덜란드 건축가가 맡아 유럽식 중정(中庭)을 만들 예정이다.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임대주택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보금자리에 대한 새로운 주거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남·서초지구 다음 달 본청약 실시
이번 기공식을 시작으로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본청약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보금자리주택은 착공 1년여 전에 실시하는 사전예약과 착공 이후 본청약 등 두 단계를 거친다. 전체 건설 물량의 80%는 사전예약에서, 나머지 20%는 본청약에서 각각 공급된다.
사전예약에선 대략적인 분양가와 설계도만 나오고 본청약 때 분양가와 임대보증금, 분양일정 등이 확정된다. 사전예약 당첨자는 이 조건을 보고 청약의사를 밝히면 최종 당첨자가 된다.
강남지구에선 사전예약 물량을 제외하고 다음 달쯤 A2블록에서 공공분양 아파트 240여 가구가 본청약 물량으로 새로 공급될 예정이다. 사전예약에서 제외됐던 잔여물량 190여 가구와 사전예약 당시 부적격자가 생긴 50여 가구가 포함돼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대주택 2300여 가구 등 나머지 분양 물량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분양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지구도 다음 달쯤 착공과 함께 본청약을 실시할 계획이다. 서초지구의 경우 사전예약 물량을 제외한 공공분양 아파트 290여 가구가 본청약에 새로 공급될 예정이다.
◆철거·보상 지연으로 공사 지연될 수도
강남지구가 15일 착공됐지만 예정보다 입주가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고양 원흥과 하남 미사지구는 토지 보상이 늦어지면서 본청약이 당초 올 연말에서 내년 9월로 늦춰질 전망이다.
강남지구는 2012년 첫 입주를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사업 구역 내 비닐하우스 철거와 민간 분양이 지연되면서 일정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강남지구의 경우, 아직 철거하지 못한 비닐하우스만 60여동(棟)이 남아 있어 본격적인 공사가 늦어지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LH 관계자는 "벌써 3개월째 다른 공사는 전혀 못하고 비닐하우스 철거 작업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남 미사지구와 고양 원흥지구도 사업속도가 더디다. 고양 원흥은 내년 초에 보상을 마무리할 예정이고, 하남 미사지구는 다음 달부터 보상에 들어간다. 정부는 내년 9월쯤 두 지구도 착공과 함께 본청약을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