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변할 듯하면서도 자꾸 주저앉는 모습입니다. 많은 수요자가 아직 지갑을 열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조금씩 좋아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2008년 이후 건설업체들이 잇달아 아파트 분양에 실패하면서 '건설업체들의 무덤'으로 불리던 대구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살짝 온기가 느껴지고 있다. 집값은 상반기를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섰고 전세 주택은 물량이 부족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대구지역 집값은 작년 말보다 0.07% 떨어졌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말 이후 대구지역 아파트 가격은 매달 소폭 상승해 2개월여 동안 0.19% 올랐다. 달서구 진천동 귀빈타운 2차(89㎡형)는 2개월 전보다 1000만원쯤 시세가 뛰었다. 수성구 지산동 시영 2단지(72㎡형)도 같은 기간 500만~1000만원 정도 가격이 상승했다. 달서구 진천동 현대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중소형은 매매가와 전세금 차이가 2000만원에 불과한 곳도 있다"며 "중소형은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진천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큰 폭은 아니지만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게 어디냐"고 말했다. 한때 2만 가구를 넘던 미분양 아파트도 지난 9월까지 5000여 가구 이상 줄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구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회복세와는 아직 거리가 있다고 본다. 현재 남아 있는 미분양 아파트의 3분의 2가 소비자 선호도가 낮은 중·대형이라서 본격적인 수요 회복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2001~2007년까지 대구의 연 평균 경제성장률이 2.9%로 전국 광역지자체 중 가장 낮다는 점도 주택 경기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영욱 대구부동산경제연구원장은 "부산 집값이 오르면서 대구에도 기대감이 퍼지고 있지만 실물 경기가 뒷받침 되지 않아 회복기로 접어들기까지는 시간이 제법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