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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인천도시개발공사, 왜 서울 명동 금싸라기 땅을 갖고 있었을까?

뉴스 정성진 기자
입력 2010.11.06 03:04 수정 2010.11.06 13:42

인천도시개발공사는 20일 서울시 중구 충무로2가 8-1일대 상업용지 304㎡(92평·사진)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일반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예정가격은 총 187억원으로 3.3㎡당 2억334만원이다. 조선비즈 10월 20일

이 땅은 첫 번째 입찰인 10월28일 매각 예정 가격보다 훨씬 비싼 3.3㎡당 2억4100만원에 팔렸다. 말 그대로 한국을 대표하는 금싸라기 땅. 그런데 어쩌다가 서울에 있는 이 땅을 인천의 도시개발공사가 갖고 있었을까.

원래 이 땅은 인천상륙작전 당시 연대장으로서 싸우는 등 6·25 전쟁에서 활약한 대표적인 군인인 백인엽 장군의 친·인척이 1974년부터 소유하고 있었다. 앞서 1958년 백 장군은 인천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운영하던 성광학원을 인수해 1965년 형인 백선엽 장군과 자신의 이름 가운데 글자를 딴 선인학원으로 바꿨다.

인수 이후 선인학원을 크게 확장했다. 유치원, 초·중·고교는 물론이고 대학까지 세웠다. 1979년 1월에 인천공과대학을 세워 학생을 뽑고, 바로 그해 12월에는 공대 이외의 학과를 설립해 인천대학으로 바꿨다. 1988년에는 종합대학이 됐다. 인천대는 "백인엽씨가 이 땅을 대학의 기초 자산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1981년 명동 땅을 선인학원에 기부했다"며 "친·인척의 이름으로 된 땅이었지만 사실상 백씨가 소유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땅이 인천시 소유가 될 때는 또 다른 과정을 거쳤다.

백씨는 산하 학교의 구성원들, 주변 주민들과 갈등을 빚었다. 학교 근처에 있던 중국인 묘지를 밀어버려서 한·중 외교 문제도 일어났다. 교수·교사와 학생을 군인처럼 행동하도록 했다가 연좌데모를 불러일으켰다. 1980년대 인천대에서는 비리를 저지른 이사진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연일 계속됐다. 결국 정부는 관선이사를 파견했고 1994년 학원을 해산시켰다. 대학은 시립대학이 됐다. 이후 명동 땅도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에 증여됐다. 2006년 인천시는 택지 개발 등을 하는 인천도시개발공사에 명동 땅을 출자했다. 인천도시개발공사는 "땅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매각한 것"이라며 "낙찰자는 이름 공개를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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