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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 MONEY] '공포의 보금자리'

뉴스 이석우 기자
입력 2010.10.15 02:59

"올해 아파트 분양은 이제 그만합니다. 원래 11월이 아파트 분양시장에선 한해 중에 마지막 대목이긴 하지만, 시장 상황이 이러니…. 내년 봄이나 기약해야지요."

다음 달 경기도 양주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려던 A건설사는 분양을 내년 이후로 연기하기로 결론 내렸다. 주택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도저히 아파트를 분양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다. 게다가 다음 달엔 정부가 시장에 내놓은 보금자리주택 3차 사전예약도 시작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정부가 한쪽에서는 주택거래를 활성화하겠다고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또 한쪽에선 주택 가격 안정시키겠다고 보금자리주택을 짓는다"며 "도대체 뭘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처럼 다음 달 예정돼 있던 아파트 분양을 무기한 연기한 곳이 전국적으로 13곳(4481가구)이다.

주택건설 업계에선 11월은 아파트 분양을 몰아서 하는 한해의 마지막 '장날'로 통한다. 연초에 계획한 주택 분양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12월이 되기 전에 대거 분양에 나서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도 추석을 지낸 후 적극적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경향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주택시장에서 정적(靜寂)만 감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다음 달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 물량은 전국 24곳, 1만1838가구 정도다. 이는 아파트 분양물량이 급감했던 지난해(1만8871가구)보다 7000여 가구가 적다. 2007년에는 7만5000여 가구, 2008년에 2만1137가구였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개점휴업이다.
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을 무작정 연기하는 것은 주택시장 침체 탓도 있지만, 정부가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의 영향도 있다. 그린벨트를 해제한 곳에 주변 시세보다 비교적 싸게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은 민간 건설사 입장에서 '눈엣가시'같은 존재다.

하지만 올해는 보금자리주택을 분양하는 정부도 건설사와 비슷한 처지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팀장은 "가격을 어느 수준에서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보금자리주택도 미분양 사태를 겪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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