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줄고 수요 살아나…
부산 집값 올해 6.8% 상승
업체들 미뤘던 분양 나서
이달 들어 일부 건설업체들이 지방에서 아파트 분양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시장 침체가 지속돼 그동안 공급이 적었던 데다 미분양 주택 감소 등 최근 지방에 온기가 돌면서 그동안 미뤘던 아파트 분양에 나서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이달에 선보이는 아파트 분양 결과가 향후 지방 분양시장 활기를 점쳐볼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대구 등 지방 분양 '풍성'
현재 지방 분양시장을 이끄는 곳은 부산이다. 부산은 분양이 확정된 사업장만 4곳, 5728가구에 달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곳까지 포함한다면 1만2000여 가구가 넘는다.
부산지역 건설업체 ㈜동일은 7일부터 부산 정관신도시에서 '동일스위트' 1758가구를 분양하고 대우건설도 당리동에서 '푸르지오' 542가구를 이달 중 공급할 계획이다. GS건설은 '해운대 자이' 1059가구, 현대건설과 두산건설은 '해운대 힐스테이트 위브' 2369가구를 연내 분양하기로 확정했다.
대구에서도 애경그룹이 주택사업 진출 후 첫 분양하는 'AK그랑폴리스' 1881가구를 8일부터 분양할 예정이다. 올해 분양이 거의 없던 충북 청주와 경남 김해시, 창원시에서도 신규 분양이 잇따를 전망이다.
◆미분양 감소 등 시장 회복 기대감
이처럼 건설업체들이 지방 분양을 재개하는 이유는 최근 지방 시장이 다소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각각 0.2% 떨어졌지만 오히려 전국 평균은 0.1% 상승했다. 부산은 지난달 0.8%, 올 들어 9월 말까지 6.8%나 올랐다. 주택 매매가격 종합지수(2008년 12월을 100으로 기준해 현재 주택가격 수준을 나타낸 것)도 111.6으로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렸던 2003~2004년 수준을 넘어섰다.
신규 분양시장에 청약자도 다시 돌아오고 있다. 지난달 초 부산 서면에서 공급된 '동일스위트'는 292가구에 2285명이 청약해 평균 7.8대1, 최고 11.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은수 ㈜동일 사장은 "2006년부터 신규 공급이 적었던 데다 최근 지역 경제 상황도 좋아지면서 수요가 살아난 것 같다"며 "분양가를 낮추고 수요가 많은 중소형에 집중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대구도 분위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대구의 미분양 주택은 1만6066가구로 올해 가장 많았던 4월(1만6467가구)보다 401가구 줄었다. 지난달 집값 상승률도 0.12%로 4개월간 지속했던 보합세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일부 지방 지역의 아파트 분양이 확산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향후 분양시장 전망을 좋게만 볼 수는 없다"며 "아직도 지방에는 공식 미분양 주택만 7만 가구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