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서울 아파트의 임대수익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강남권보다는 강북의 구(舊)도심권과 서울 외곽지역이, 대형아파트보다는 300가구 미만의 소규모 단지 소형아파트의 임대수익률이 높았다.
29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서울지역에서 월세 시세가 형성돼 있는 6692개 개별 아파트의 임대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연간 임대수익률은 2008년 9월 2.89%에서 이번 달에는 3.1%로 0.21%포인트 상승했다.
연간 임대수익률은 1년간 월세 수입을 매입 비용(매매가격에서 월세보증금을 뺀 금액)으로 나눈 비율.
임대 수요가 많고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 소형아파트의 임대수익률이 높았다. 66㎡(20평) 이하 소형아파트의 임대수익률은 3.7%로 가장 높았으며 132㎡(40평) 초과 대형아파트는 2.7%로 가장 낮았다. 또 단지 규모가 작을수록 임대수익률은 높게 나타났다.
대단지 아파트는 매매가격이 높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구별로는 중구(3.7%)와 종로구(3.66%) 등 임대 수요가 꾸준한 도심권과 성북구(3.45%) 등 매매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의 임대수익률이 높았다. 하지만 강남구(3.32%)와 서초구(3.22%)는 매매가격 수준이 높지만, 임대수익률이 서울 평균보다 높았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오피스텔과는 달리 아파트는 향후 시세차익도 노릴 수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며 "2억원 안팎의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 소형아파트의 수익률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파트 임대수익률이 꾸준히 상승하자 최근 들어 동대문구·영등포구·중랑구 등 서울 일부 지역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있다. 전세보증금을 받아도 딱히 투자할 만한 곳도 없고 은행 이자도 3~4%에 불과해 차라리 월세로 돌리는 것이 수익 면에서 낫기 때문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 소형아파트의 경우 기존의 전세와는 다른 '보증부월세'(보증금이 많으면서 월세를 받는 임대 형태)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이들 지역은 임대 수요가 많아 어느 정도 임대수익률이 보장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