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삼동 ‘한스빌’ 전세가 비중 75%
수도권서 50% 넘는 지역 수두룩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제자리 걸음인 반면 전셋값은 날로 치솟고 있어 서민들의 살집 마련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6주간 수도권 전세가격이 적게는 5%, 일부 인기 지역 중심으로 많게는 15%까지 치솟았다. 사정이 이러하자 전세가가 매매가의 70% 이상인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다.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내년에는 본격적인 ‘전세대란’도 점쳐진다. 일부 전문가들은 “2000년대 초반 오피스텔 거래에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100%인 경우도 있었다”면서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긴 하나 현재의 흐름을 주시할 필요는 있다”고 내다봤다.
◆4000만원 더 내면 집 산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스빌 56㎡의 경우 평균 매매가가 1억 5250만원인데 반해 전세가는 매매가의 75% 수준인 1억1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강서구 등촌동의 SK 그레이스 힐 116㎡의 경우도 전세가 거래가 평균 매매가 3억3000만원의 71% 수준인 2억3500만원에 이뤄졌다. 관악구의 관악캠퍼스 타워 82㎡는 매매가가 1억 6000만원인데 반해 전세가가 1억 2500만원 전후로 형성돼 4000만원 정도만 더 보태면 아예 집을 살 수 있다.
서울의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39.68%로, 4년 9개월만에 최고 수치를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동대문구와 서대문구 등 전세 수요가 많은 지역이 이달 중순 47%를 넘어섰다. 구로구나 서대문구의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전세가 비율이 58%에 달하는 곳도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 김규정 리서치본부장은 “전세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매매가 상승이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집값 상승의 기대감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굳이 무리해서 집을 사려는 사람은 드물다”고 말했다.
◆수도권 전세가 비중 계속 확대
불안한 전세시장의 흐름은 수도권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9월 경기권 월별 전세가 변동률은 전달 상승폭 0.25%보다 늘어난 0.28%를 기록했다. 인천권 월별 전세가 변동률도 전달 0.03%에서 0.17%로 상승폭을 키웠다.
경기도 광명의 아파트 전셋값은 9월 한 달 동안만 1.78% 급등했으며 용인(0.59%), 파주(0.21%), 고양(0.28%)시 등도 저렴한 전세매물이 상당부분 해소되며 전세가가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세가 비중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55.89%로 평택시가 가장 높았고, 안성(51.59%), 오산(51.3%), 수원(50.63%) 등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이 50%를 넘는 지역도 수두룩하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서울에서 집을 못 구한 서민이 수도권 등의 외곽 지역으로 나간다 해도 사정이 나아지기는 힘든 형국”이라고 말했다.
◆공공주택 임대 비율 높여야
이처럼 전세난 확산에 서민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정부가 내놓은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임대 비중을 늘리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공공분양 위주다 보니 임대 차원의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전세난 해소에는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닥터아파트 김주철 리서치팀장은 “보금자리주택이 강남 같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수도권 공공분양 자체도 힘들었던 면이 있다”면서 “임대 유형으로 나오는 보금자리주택이 서민들에게 얼마나 실시용이 되느냐는 문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27일 밤 9시 50분과 28일 오전 8시 20분, 11시 50분에 비즈니스앤TV를 통해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www.businesstv.co.kr> 촬영 편집 김행운 PD
비즈니스앤TV 기자 이대종 기자 [bigbell36@chosun.com]
※ 크로스미디어리포트란? -조선미디어그룹의 생생한 뉴스를 신문과 인터넷, 방송으로까지 전해드립니다. 조선닷컴과 비즈니스앤TV가 함께 만드는 크로스미디어리포트에는 '맛있는 공부', '더 나은 미래', '골프조선', '이코노미plus' 등 대표 섹션과 계열 매거진들이 참여합니다. 새롭게 시도하는 미디어 융합서비스에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 대한민국 NO.1 비즈니스 채널 비즈니스앤TV (http://www.businesstv.co.kr/)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