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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 MONEY] 주택시장, 서울 쓴맛 지방 단맛

뉴스 이석우 기자
입력 2010.09.16 03:14

뒤바뀐 상황… 서울·수도권 거래량 반토막
광주·울산·대구 등은 증가… 지방시장 공급 부족 때문

수도권 주택 시장과 지방 시장 간 상황이 역전됐다. 지금까지 주택 시장에선 수도권이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지방 시장이 수도권보다 주택 거래도 더 활발하고, 아파트 가격 상승률도 높아진 것이다.

국토해양부가 15일 발표한 8월 신고분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2123건으로 지난 4년(2006~2009년) 같은 달 평균 거래량(5176건)보다 무려 59% 줄었다. 수도권 전체 거래량 역시 8091건으로 과거 평균(1만7483건)보다 53.7% 줄었다. 과거와 비교하면 아파트 거래량이 사실상 '반 토막'난 셈이다.

반면 지방도시에선 지역에 따라 소폭이지만 주택 거래량이 늘고 있다. 과거 4년간 8월 아파트 거래량과 비교하면 광주광역시는 33.8%, 울산은 25.7%, 부산은 15.6% 증가했다. 대구는 9% 늘었다. 강원도와 제주·전남 등지를 제외하면 지방의 주택 시장은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미분양 아파트의 추세도 비슷한 상황. 7월 말 기준으로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수는 2484가구로 전달보다 0.4%(117가구)가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지방은 4.2%(3439가구)가 줄어든 7만8313가구를 기록했다. 지방 미분양이 가장 많았던 2008년 12월(13만9000가구)과 비교하면 44%나 줄어든 것.

주택 가격도 지방의 상승률이 훨씬 높다.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방 광역시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올해 들어 3~4%가량 올랐지만, 서울·경기도·인천은 2~3%가량 내렸다.

이처럼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 시장 상황이 완전히 역전된 것은 4~5년간 지방의 주택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공급이 줄어든 결과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그동안 지방 주택시장에 신규 분양이 거의 없어 공급이 다소 부족한 상황까지 왔고, 그 결과 전세금도 많이 올라 매매가격과 전세금의 차이가 줄어 전세 세입자들이 매수자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부산의 경우 전세금 상승률이 한 해 10%에 육박할 정도로 전셋집 부족 현상을 겪었다. 지방 광역시의 경우 매매 가격과 전세금의 차이가 35% 안팎이다.

수도권의 주택 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선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수도권의 전세금도 가을 이사철이 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아직 미입주 아파트가 많고 매매가와 전세금의 차이가 60%가량 벌어져 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큰 흐름에서 볼 때 주택시장의 상황은 수요와 공급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수도권에서도 최근 2~3년간 주택공급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내년 이후가 돼야 수도권 주택시장도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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