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엔 수백대 1 경쟁률… 최근 미분양·미계약 속출
은평뉴타운, 광교신도시, 판교신도시 등 그동안 높은 인기를 끌었던 곳에서도 미분양, 미계약이 속출하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이들 지역에서 공급한 주택은 최고 수백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조기에 마감됐다.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입지가 좋아 알짜로 꼽히는 곳마저 고전, 분양시장 침체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SH공사가 이달 초 은평뉴타운에서 공급한 282가구는 지난 5일 3순위 청약접수에서도 모집 인원을 다 채우지 못해 138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은평뉴타운은 지난 2008년 분양 당시 청약가점제(무주택 기간, 자녀 수 등을 점수화해 당첨자를 가리는 방식) 시행 이후 처음으로 만점자가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곳이다. 이번에 공급한 주택 중 85㎡(25.7평·전용면적 기준) 이하는 모두 마감됐지만 101㎡(30.6평) 이상의 중대형은 절반가량만 주인을 찾았다.
대광건영이 이달 초 광교신도시에서 분양한 '대광로제비앙'도 총 145가구 모집에 3순위까지 51명만 청약, 94가구가 미분양됐다. 올해 광교신도시에서 나온 아파트 중에서 미분양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광교신도시에서 청약신청을 받은 곳은 총 3곳. 지난 1월 경기도시공사가 공급한 '자연앤자이'는 평균 24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됐고 다른 두 곳도 6~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었다.
2006년 첫 공급 이후 '로또'로 불리며 매 청약 시마다 큰 인기를 끌었던 판교신도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6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판교에서 공급한 고급주택 '월든힐스'는 평균 11대 1, 최고 6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분양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총 300가구 중 151가구가 계약을 하지 않아 이들 물량은 10일부터 재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청약 당시에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까지 등장할 정도로 관심을 끌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를 피해가지 못한 것.
업계에서는 은평, 광교에서도 대거 미분양이 발생한 것은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연속 하락했다. 올 초 -0.04%였던 하락폭은 7월에 -0.51%를 기록했다. 집값이 비교적 강세였던 서울도 최근 5개월 연속 떨어졌다. '닥터아파트'의 이영진 이사는 "정부의 규제 완화 발표가 연기되고 입주 물량은 계속 나오면서 집값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