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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 MONEY] 수도권 일부 '전세금 역전'

뉴스 박성호 조선경제i 기자
입력 2010.07.26 03:05

"면적 작은 아파트가 더 비싸"

"차라리 좀 더 큰 평수에 들어가시면 어떻습니까. 전세금은 더 싼데…."

최근 경기 용인지역에서 50평대 전세 아파트를 찾던 박모씨는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에 적잖이 놀랐다. 이 아파트 179㎡(54.1평)형의 전세금은 1억4000만원. 이보다 작은 169㎡(51.1평)형은 1000만원쯤 비싸다는 것. 박씨는 "마음이 흔들리기는 했지만, 굳이 더 큰 집이 필요 없고 관리비 부담도 클 것 같아서 그냥 작은 집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면적이 더 큰 아파트가 작은 아파트보다 전세금이 싼 이른바 '전세금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형 아파트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전세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유지 비용이 적은 중소형 아파트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용인의 S아파트 159㎡(48평)형의 전세금은 최고 1억8000만원이지만 192㎡(58평)형은 1억7000만원에도 전세매물이 나와 있다.
또 인근 K아파트의 경우, 161㎡(48.7평)형은 1억5000만~1억7000만원가량이지만 일부 층·호수와 향(向)이 좋은 130㎡(39.3평)형은 이보다 최고 2000만원 더 비싸다.

전세금 역전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신규 입주 등 공급에 비해 수요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용인지역은 상반기 입주가 몰리면서 수급 불균형으로 전세금이 꾸준히 하락했다. 특히 지난주에는 전주 대비 하락률이 -0.15%를 기록해 최근 3개월 동안 가장 큰 폭의 내림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들어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입주가 어려운 집주인들이 잔금이라도 치르기 위해 전세를 놓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세입자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 전세금을 계속 낮추는 상황이다. 또 수요자들의 가족규모가 예전보다 적어지면서 관리비를 비롯해 유지비용 부담이 큰 대형 아파트를 외면하고 있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경기도 지역은 전반적으로 중대형 아파트가 많이 공급돼 시간이 갈수록 전세금역전 현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기사 작성에는 정유경 인턴기자(KAIST 3학년)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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