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한국 부동산시장 거품 없어 日과 같은 폭락은 없을 것"

뉴스 전재호 조선경제i 기자
입력 2010.06.25 03:02

외국계 투자가가 본 국내 부동산시장
"수도권 인구밀도 최고수준… 쇼핑몰 성장세는 계속될 것"

국내 부동산 시장도 상업용 건물만을 놓고 보면 자본의 국적은 사라진 지 오래다. 서울 시내에서 알 만한 건물들의 주인은 외국계 자본인 경우가 많다. 그만큼 국내 부동산 시장이 국제화됐고 외국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는 뜻이다.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국내 부동산 시장을 외국계 투자가, 부동산 업체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골드만삭스는 최근 '베이비붐과 고령화, 부동산붐과 폭락-한국이 일본의 1990년대 전철을 밟지 않을 이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 부동산 시장이 경기 침체와 가격 폭락이라는 일본의 전철(前轍)을 밟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그럴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경우, 일본과 달리 소득대비 주택 가격이 과도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경우 1986년부터 1990년까지 소득대비 주요 6개 도시의 땅값 비율이 2배 이상 뛰었다가 최근까지 하락하는 모양새다. 반면 한국은 90년대 초반 잠깐 반짝였다가 최근까지 '평평한(flat)'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한국 부동산 시장에는 '거품'이 없었다는 뜻. 다만 골드만삭스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져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한유럽연합 상공회의소는 지난 4월 보고서를 통해 소매(retail) 부동산(상가·주택) 시장은 성장세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경기 지표들은 강하게 반등했고, 한국은 비슷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더 빠른 회복세가 기대된다는 게 이유였다.

주한유럽연합 상공회의소는 한국의 경기 전망을 꽤 낙관적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의 신속한 경제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이 같은 성장은 국제적인 고급 브랜드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세계에서 가장 크고 인구밀도가 높은 곳으로 소개한 뒤 백화점의 독점구조에도 불구하고 쇼핑몰(mall)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한국의 오피스(office)시장은 당분간 지금과 같은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 업체인 CBRE는 신규로 공급되는 최상급(A+) 오피스 빌딩이 큰 폭으로 임대료를 낮추고 있어 기존 상급(A) 및 중상급(B+) 오피스 빌딩의 임대료 하락 압력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CBRE에 따르면 4대문 안의 도심이나 여의도에서 공급될 최상급 오피스들은 임차인 유치를 위해 3.3㎡당 9만~11만 원의 임대료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기존 상급 오피스의 임대료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중상급 이하의 오피스들은 경쟁적으로 임대료를 낮출 것으로 보여 서울 오피스 시장이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CBRE는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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