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 이동·봄 이사 마무리… 강남권 전세금도 하락세로
경기서만 12만가구 입주 등 수요 흡수할 물량도 풍부해
연초부터 줄기차게 올랐던 서울·수도권 아파트 전세시장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전학 수요와 봄 이사철이 마무리되면서 지난달 중순 이후 수요가 줄면서 가격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2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뱅크'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지난 2009년 1월 둘째 주에 마이너스 상승률(-0.27%)을 기록한 이후 1년3개월 만에 하락세 (-0.02%)를 기록했다. '부동산114' 조사에서도 서울 전세금 상승률이 지난주 0%로 나타났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지난해 초 이후 시작된 전세 대란이 5월 이후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당분간 안정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 전세 수요를 흡수하는 역할을 해온 경기 남부지역에서 이달부터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어 서울 전세난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 전세금 하락세 전환
서울 전세금 상승세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부터. 정부가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시세의 최고 50%까지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면서 집을 살 여력이 있는 전세 세입자들도 주택 구입 시기를 연기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여기에 학군 수요, 이사 수요가 겹쳤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이후 전세시장 분위기는 딴판이다. 그동안 학군 수요가 몰리면서 상승세를 주도했던 강남·송파·강동·양천구 등 강남권 전세금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양천구는 지난달 중순 이후 전세 수요자의 발길이 '뚝' 끊겼다. 목동 신시가지5단지 116㎡(35평) 전세금은 3억2500만원선으로 1주일 전보다 2000만원쯤 하락했고, 7단지 79㎡(27평형)도 1500만원쯤 내렸다.
송파구에서는 입주 2년차를 맞은 신천동 파크리오에서 대규모 전세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파크리오 109㎡(33평형) 전세금은 1주일 새 2000만원 하락한 3억4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강남구 일원·개포·대치동 일대 아파트도 약세. 개포동 럭키공인 관계자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높여 불렀지만 최근엔 전세금 인상을 요구하는 집주인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 입주 줄줄이 대기
업계에서는 서울·수도권 전세시장이 당분간 안정세를 보이거나 다소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전세 수요를 흡수할 입주 물량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올해 경기도에서만 12만여가구가 입주하고 서울과 인천에서도 각각 3만4000여가구, 1만8000여가구 등 17만가구가 넘는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11만여가구)보다 6만가구 정도 더 많은 것이다.
당장 이달(5월)만 하더라도 전국적으로 총 3만3110가구가 입주한다. 이 중 경기도에서만 1만5000여가구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용인에선 '동천동 래미안 이스트팰리스'(2393가구), '성복힐스테이트 2·3차'(1512가구), '성복자이 1차'(719가구) 등 대규모 단지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신규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주변 아파트 전세금은 통상적으로 하락하기 마련이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전셋집 마련 계획이 있는 소비자들은 전세 계약시점을 최대한 늦추고, 대규모 입주 단지 주변에서 전셋집을 찾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