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주택 시장 '물량 쇼크'

뉴스 박성호 조선경제i 기자
입력 2010.04.22 02:46 수정 2010.04.22 08:40

올해 수도권 17만 가구 입주… 전매제한 4만 가구까지 풀려

건설사들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2007년 대거 분양했던 아파트들의 입주가 임박함에 따라, 이들 아파트가 올해 수도권 주택시장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전매제한완화 혜택을 받은 아파트들의 분양권도 올 여름부터 시장에 대거 풀려 침체기를 맞고 있는 주택시장에 악재(惡材)로 작용할 전망이다.

21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한해 수도권에 입주를 앞둔 아파트는 총 17만769가구로, 이는 지난해 입주물량(11만여 가구)보다 6만 가구 정도 더 많다. 경기도에서만 올 한 해 11만9037가구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고, 서울은 3만3745가구, 인천도 1만7987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통적인 비수기인 여름철에 입주가 몰려 있다. 입주예정 물량 총 17만여 가구 중 38% 정도인 6만4441가구가 5~8월에 집중해 있다. 이와 함께 2008년 말부터 시행된 수도권 전매제한 완화혜택을 받는 아파트도 총 4만8126가구이며, 이 중 5~8월 입주물량만 2만2469가구에 달한다.

입주예정물량이 많은 일부 지역 아파트 분양권 가격은 이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오는 8월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경기도 고양시 식사지구의 경우, 일부 대형아파트의 분양권은 분양가보다 4000만원 정도 낮은 가격으로 인근 중개업소에 등록됐다.

지난해 1억원 정도이던 파주신도시의 '분양권 프리미엄(아파트 인기가 더 높을 경우 처음 분양받은 가격에 얹어 주는 웃돈)'은 최근 300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입주는 내년이지만, 전매제한이 '계약 후 1년'으로 완화되면서 당장 합법적인 거래가 가능해진 일부 청라지구 아파트 역시 작년 분양 직후 3000만~4000만원이던 분양권 프리미엄이 현재는 사라졌다.

문제는 대출규제 등으로 주택거래가 끊기면서 기존 집을 처분하지 못한 입주 예정자들이 분양권을 싼값에 계속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입주 예정 물량의 상당수가 중대형아파트여서 중대형 평형의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센터팀장은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되는데 기존 주택들은 대출규제로 팔리지 않아 투매 현상까지 예상된다"며 "다음달 이후부터 공급이 많은 지역의 집값 약세 현상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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