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주상복합 아파트 "아! 옛날이여"

뉴스 전재호 조선경제i 기자
입력 2010.04.20 02:54

거래 끊기고 가격 급락… 감정가 26억짜리 건물… 13억대에 낙찰되기도

19일 오전 광진구 자양동의 동부지방법원. 이날 법원엔 감정가가 26억원에 달하는 송파구 신천동의 251㎡(76.1평·이하 공급면적 기준)짜리 주상복합 아파트가 매물로 나왔다. 이미 3번이나 유찰된 이 매물엔 4번째 차례에서도 단 한 명만 응찰, 13억8500만원에 팔려나갔다.

재건축 아파트에 이어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로 꼽히는 주상복합 아파트도 부동산 침체기를 맞아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일반 매매시장에서는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경매시장에서도 감정가의 50~60% 수준에서 낙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천동 주상복합의 경우 지난 2월에도 221㎡(66.9평)짜리 매물 하나가 경매에 나왔지만 3차례 유찰된 후 4번째에서 감정가의 60% 수준인 14억5230만 원에 낙찰된 바 있다.

고가의 주상복합 아파트가 부동산 침체기를 맞아 거래 빈사상태에 빠졌다. 주상복합건물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용산 한강로 일대.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가격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낙찰가가 낮게 형성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건축에 이어 주상복합 아파트 가격까지 급락하는 이유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참여자가 실수요자로 국한됐기 때문이다. 또 강남권 주상복합의 경우, 가격이 높은 매물이 많아 총부채상환비율(DTI·소득에 따라 대출을 제한하는 제도) 등 대출 규제의 영향도 큰 편이다.

주상복합 아파트는 일반 매매시장에서도 거래가 뜸한 상태다. 방배동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는 총 220여 가구 중에 30가구가량이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다. 191㎡(57.8평)짜리 아파트의 경우 12억원선이 일반적인 가격이지만 10억원 중후반대에 매물이 나오기도 한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경매로 나오는 물건도 있어 일반 시장에서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잠실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도 2006~07년 가격보다 전반적으로 20% 이상 낮은 상태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다. 198㎡(60평)의 경우 한때 18억원 이상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15억 중후반대로 내려앉았고 20억원을 웃돌던 220㎡짜리는 17억원선으로 떨어졌다. 급매물은 이 가격에서 1억원 정도 가격이 더 낮은 편이다.

도곡동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대출 규제 때문에 주상복합에 대한 매수 문의가 없지만 주상복합 아파트 소유자들 중에는 부자가 많아 급하게 팔려는 사람도 많지는 않은 것 같다"며 "하지만 경기가 계속 침체되고 대출 규제가 풀리지 않으면 앞으로 급매물이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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