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재건축' 좋은 시절 끝났나

뉴스 유하룡 기자
입력 2010.03.29 03:17

4개월 만에 최대 폭 하락… 매수문의 없어 호가도 뚝
최고 1억여원 급락한 곳도

연초 반짝 상승했던 재건축 아파트의 날개 없는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이달 들어 작년 11월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재건축 대표주자인 강남(江南)에서는 이달에만 1억원 가까이 가격이 급락한 단지도 등장했다. 급매물도 거래되지 않을 만큼 거래 역시 사실상 끊어진 상황이다.

◆한달 새 최고 9500만원 하락도

부동산 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는 28일 "3월 한달 동안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값은 0.65%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11월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재건축 아파트는 작년 12월 들어 상승세로 돌아선 뒤 1월에는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수천만원씩 뛰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약세로 돌아선 뒤, 이달 들어 하락세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서울 송파구는 이달에만 2.75%가 떨어져 지난 2008년 말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강동구(-0.85%)와 강남구(-0.25%)도 동반 하락했다.

송파구의 재건축 대표단지인 잠실 주공5단지는 113㎡형이 이달에만 호가(呼價) 기준으로 9500만원 떨어졌고, 가락동 시영(42㎡)도 3000만원 안팎 시세가 미끄러졌다. 잠실동의 E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매수 문의가 거의 중단됐다"면서 "매도자들도 가격이 더 떨어질까 싶어 매물 내놓기를 주저한다"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상일동 고덕지구, 둔촌동 둔촌지구 등 저층 재건축 단지도 매도자들은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있지만, 호가는 오히려 한달 새 2000만원 안팎 떨어졌다. 강남구도 개포주공(72㎡)이 13억5000만~14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3000만원쯤 하락했다.

◆투자심리 '꽁꽁'… 추격매수 실종

일선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최근 재건축 시장에 호재(好材)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가격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강남 개포동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대치동 은마가 안전진단을 통과했고, 개포지구는 마스터플랜이 발표되는 등 재건축 진행이 순조롭지만 매수자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고 말했다. 강동 둔촌주공도 5월 초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고, 잠실 주공5단지도 안전진단 통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전례로 보면 재건축은 통상 이 같은 호재가 터질 때마다 가격이 출렁거렸다. 그러나 최근엔 백약(百藥)이 무효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 원인을 들고 있다. 우선 최근 호재들이 이미 시세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것이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최근 나온 호재는 시장이 좋을 때와 비교하면 지속성이 떨어져 가격 상승세를 유지시킬 만한 힘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안전진단 통과, 마스터플랜 수립 등만으로는 재건축 시행 여부와 시기가 불투명한 게 사실이다. 최근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재건축만의 '나홀로' 상승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도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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