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중소형 주택 전세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소형 아파트의 3.3㎡(1평)당 전세금이 대형 아파트의 전세금을 추월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중·소형 주택 수요가 많은 경기도 분당신도시와 용인의 일부 아파트 단지에선 중·소형 주택의 전세금이 대형 아파트와 같거나 오히려 호가가 더 비싸게 형성된 경우도 있다. 과거에는 대형 주택이 소형 주택보다 매매 가격은 물론 전세금도 비싼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엔 반대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 결과, 용인 신봉동의 A아파트의 경우 109㎡(32.9평)와 129㎡형(39평) 주택의 전세금이 똑같이 1억5000만원이다.
분당 서현동의 시범마을 B아파트 165㎡(49.9평)형은 하한가 기준으로 3억2000만원이지만, 200㎡(60평)형은 3억원으로 오히려 2000만원 더 싸게 호가가 형성돼 있다. 용인 상현동의 한 아파트 단지의 경우 116㎡형(35평)과 227㎡형(68.6평) 주택은 집 넓이는 거의 두배가량 차이가 나지만, 전세금은 1억4000만원과 1억8000만원으로 불과 4000만원 차이에 불과하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강세를 보이면서 경기 남부 지역으로 빠져나간 전세 수요자들이 중·소형 주택으로 몰리면서 중형 주택과 대형 주택 간 전세금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신도시에선 중·소형 주택의 3.3㎡(1평)당 전세금이 대형 주택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전세 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100~132㎡(30~39평·공급 면적 기준)형 주택의 3.3㎡당 평균 전세금이 산본은 534만원, 평촌은 639만원이지만 166㎡형을 넘어서는 대형 주택은 각각 460만원, 555만원으로 80만원 이상 싸다. 특히 건설사들이 대형 주택 위주로 아파트를 지은 용인과 광명 등의 대단지 아파트에선 중·소형 주택 품귀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남희용 주택산업연구원장은 “최근엔 가족 수가 3명에 불과한 데다, 실수요자들인 전세 수요자들은 구태여 관리비가 비싼 대형 주택을 원치 않아 중·소형 주택의 전세금 강세는 일반적인 트렌드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