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은마아파트 호재'에도 싸늘한 부동산 시장

뉴스 이석우 기자
입력 2010.03.06 02:45

은마 안전진단 통과후 강남 재건축 되레 하락
"당분간 급등은 없을 것"

"싼 물건 있느냐고 전화가 몇 통 오긴 했는데, 직접 찾아오는 사람은 없어요. 기대보다 영 반응이 신통찮네요. 안전진단 통과하면 천지개벽이라도 날 것 같더니만…."

지난 5일 오후 찾아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A사장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집주인들도 분위기를 아는지 안전진단 통과했다고 호가를 올려 부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는 이날 한국시설안전연구원으로부터 '조건부 재건축' 대상 판정을 받은 은마아파트에 대해 재건축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상징'인 은마아파트가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주택 시장의 반응은 담담하기만 했다.

◆주변 아파트에 영향 거의 없어

현재 은마아파트 전용 77㎡(23.2평)의 시세는 10억~10억5000만원 선. 전문가들은 물론 아파트 주민들도 이 가격이 주변 시세와 비교해 볼 때 싸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114'의 김희선 전무는 "이 정도 가격이면 주변 아파트와 비교해 볼 때 큰 시세 차익을 남기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아파트 주민 유모(63)씨 역시 "아파트 값이 올라 봐야 얼마나 더 오르겠느냐"며 "빨리 사업이 진행돼 새집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 안전진단 통과라는 '호재'가 주변 아파트에 미치는 영향도 거의 없다. 오히려 이번 주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은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가격은 0.2% 하락해 4주 연속 내림세가 이어졌다. 송파구는 -0.36%, 강남구는 -0.19%, 서초구는 -0.13% 등 강남 3구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하락폭도 지난주(-0.08)보다 더 커졌다.

◆상가 소유주 동의받기 쉽지 않을 듯

새 아파트를 지으려면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재건축을 진행하기 위해선 '재건축을 해도 좋다'는 서울시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강남구는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용역을 이달 중 발주할 예정이다. 정비계획에서는 은마 아파트의 건폐율(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 1층 면적의 비율)과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지상 부분 건축물의 연면적 비율), 높이계획 등을 정하게 된다. 정비구역이 지정되면 재건축 조합을 설립하기 위해 전체 아파트 및 상가 '토지증소유자(아파트 4424가구, 상가 500호)'의 4분의 3 이상으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아파트 주민 동의를 받는 것은 비교적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문제는 상가 소유주들이다. 은마아파트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상가는 생업과 연관이 있는 예민한 부분이라 동의를 이끌어내기가 다소 어려울 수도 있다"며 "5~6월에 소유자 총회를 열고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보면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동의를 받은 후에도 '사업시행 인가→관리처분총회→이주·철거'의 절차가 남아 있다. 주민들은 50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로 재건축하겠다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업계에선 재건축 사업이 완료돼 새 아파트가 완공되기까지 빠르면 4~5년, 늦으면 7~8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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