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새 3.3㎡ 당 200만원 올라… 주변 집값 자극 우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재개발 아파트의 분양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작년 말 이후 3.3㎡(1평)당 2000만원을 넘는 아파트가 나오기 시작했다. 주택 경기 불황에도 재개발 아파트는 분양 성적이 괜찮은 데다, 조합원 분담금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조합과 시공사가 분양가를 계속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지나친 분양가 상승이 서울 전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에서 분양한 재개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813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의 1745만원보다 4% 가까이 오른 것이다. 공급면적 110㎡ 기준으로 따지면 약 3000만원쯤 가격이 상승한 셈이다.
지난 2008년 4월 용산구 용문동에서 분양한 '브라운스톤용산' 130㎡대 분양가는 3.3㎡당 1878만원. 그러나 지난해 3월 효창3구역에서 분양된 '파크푸르지오'는 비슷한 주택형의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에 육박했다. 불과 1년 동안 3.3㎡당 100만원 이상 오른 것이다.
동작구도 분양가가 많이 올랐다. 2008년 초 공급된 노량진동 '쌍용예가' 83㎡ 분양가는 3.3㎡당 1596만원이었지만, 같은 해 10월 본동에서 분양한 '래미안트윈파크' 80㎡ 분양가는 1950만원에 달했다. 심지어 지난달 25일 분양했던 흑석뉴타운 '한강푸르지오'는 3.3㎡당 평균 2100만원으로 불과 3개월 만에 200만원 가깝게 분양가를 더 올렸다. 일반분양이 다가온 왕십리뉴타운 2구역도 분양가가 3.3㎡당 평균 1950만원, 일부 주택형은 2000만원대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포 아현뉴타운은 3.3㎡당 최고 2900만원대까지 분양가격이 치솟을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분양가를 높여 조합원 분담금을 최대한 낮춰야 조합원 반발을 줄이고 사업 진행도 빨리 할 수 있다"면서 "당분간 재개발 아파트의 나홀로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