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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수영장에 공연 관람까지…리조트? 아파트!

뉴스 유하룡 기자
입력 2010.01.27 06:54

아파트 커뮤니티의 진화

작년 말 경기 김포 고촌읍 현대힐스테이트에 입주한 주부 이모(40)씨는 "요즘 쇼핑이나 모임 약속을 빼면 아파트 밖으로 나갈 일이 별로 없다"고 말한다. 단지 안에 설치된 주민공동시설인 '커뮤니티센터'에서 웬만한 여가생활을 모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오전엔 주로 헬스장에서 땀 흘리고, 오후에는 수영장이나 독서실을 자주 찾는다"면서 "하루에 평균 1시간 이상 커뮤니티센터에서 지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은 주변 아파트 단지에 있는 친구들을 초대해 단지 내 수영장이나 미니축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 시간을 보낸다.

한때 주상복합 아파트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원스톱 라이프'가 일반 아파트까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피트니스센터와 골프연습장은 기본이고 고급 사우나와 수영장, 대형 공연장과 독서실·영어마을을 갖춘 아파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건설사마다 아파트 차별화를 위해 치열한 아이디어 경쟁을 벌이면서 커뮤니티 시설도 한계를 모를 만큼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디에스디삼호㈜ 도성수 상무는 "아파트 커뮤니티센터는 갈수록 대형화·고급화되는 추세"라며 "랜드마크형 대단지에는 리조트나 고급 호텔에 버금가는 수준의 시설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 '원당 e편한세상' 커뮤니티센터 입구에 설치된 분수대. /대림산업 제공


◆호텔급 수영장에 사우나·스크린골프장까지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의 핵심인 피트니스센터와 수영장은 웬만한 사설 스포츠클럽을 능가할 정도로 고급화하는 추세다. GS건설이 고양 일산에 짓는 '일산자이'(4683가구)는 최근 입주민 커뮤니티 시설인 '자이안센터'의 설계를 변경해 시설물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올 하반기 입주를 앞두고 분양 때 제시했던 시설 이외에 스크린골프장 4곳과 33타석 규모의 골프연습장, 열탕·온탕·냉탕이 마련된 2250㎡ 규모의 남녀 사우나를 새로 만들고 있다.

작년 11월 입주한 고양시 성사동 '래미안 휴레스트'는 핀란드식 건식 사우나와 함께 3레인짜리 성인수영장과 어린이용 수영장까지 갖춰 눈길을 끈다. 대구 수성구 '동일하이빌 레이크시티'(작년 5월 입주)도 3레인짜리 수영장에 유아용풀, 마사지풀을 설치했다. 이 아파트는 피트니스센터에 26가지의 각종 헬스기구를 모두 미국 프레코사의 고가품으로 설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경기 고양 '일산자이' 커뮤니티센터에 설치된 골프연습장. /디에스디삼호㈜ 제공


커뮤니티 시설의 고급화는 임대아파트도 예외가 아니다.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에 짓는 '중흥 S클래스 파크애비뉴'는 임대아파트로는 드물게 4레인짜리 수영장을 설치한다.


◆"더 크게, 더 넓게"… 대형화 바람

커뮤니티 센터의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산자이의 경우 1·2·4단지 등 3개 단지에 걸쳐 자이안센터가 각각 들어서는데, 규모(연면적)가 9800㎡에 달해 단일 단지로는 국내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입주한 경기 남양주시 '진접 센트레빌시티'도 커뮤니티 센터 규모가 7300여㎡에 달한다.

아파트 안에 실내체육관과 파3 골프장까지 들어서고 있다. 경기 용인 중동에서 분양 중인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는 수영장 등을 갖춘 연면적 9256㎡의 커뮤니티센터가 조성된다. 이 아파트 안에는 입주민 소유의 6홀짜리 파3 골프장도 설치된다. 지난해 말 수원 광교신도시에 분양한 '래미안 광교'에는 배드민턴장, 인라인스케이트장 등을 갖춘 실내체육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대구 수성 '동일하이빌'에 설치된 영어마을 내 북카페. /동일하이빌 제공


주로 아파트 지하나 옥상에 두던 커뮤니티 센터를 아예 별도 건물로 배치한 아파트도 있다. 오는 10월 입주하는 고양 식사지구 '블루밍 일산 위시티'는 3단지와 5단지에 독립건물 형태로 커뮤니티 센터를 만들고 있다.


◆문화·교육·예술 공간으로 진화

문화·예술·교육시설도 커뮤니티 센터로 들어오고 있다. 블루밍 일산 위시티의 경우, 동호회 모임과 생일잔치를 하는 연회장을 비롯해 외부 손님을 위한 숙소인 게스트룸, 클럽하우스 등을 커뮤니티 센터에 설치하고 있다. 또 혈압, 당뇨 수치 등을 확인하는 자가검진실과 재택근무 공간인 개인 스튜디오도 마련된다. 이 아파트 시행사인 청원건설 최명훈 실장은 "입주민들이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아파트 안에서 다양한 운동·여가 활동은 물론 문화생활까지 누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아용 풀장이 설치된 경기 남양주 '진접센트레빌 시티'. /동부건설 제공


남양주 진접 센트레빌시티는 커뮤니티 센터에 100석짜리 공연장과 북갤러리 등을 갖춘 백화점 형태의 문화센터를 설치했다. 용인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에는 180석 규모의 대형 독서실과 영어도서관, 연회장이 마련된다. 대구 수성 동일하이빌은 단지 안에서 자녀들이 무료로 영어공부를 해결할 수 있는 영어마을을 운영 중이다. 피데스개발 김승배 사장은 "커뮤니티 센터는 이제 대규모 아파트에서는 없어서 안될 필수시설이 됐다"면서 "입지나 조망권, 브랜드 못지않게 아파트 선택에서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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