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싸고 물량 많은 다가구·다세대로 눈 돌려라
올 들어 서울지역 전세난이 더 심화되고 있다. 강남권 아파트 전세금은 52주 연속 상승하면서 1월 셋째 주에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평균 전세금이 3억원을 돌파했다. 강남권 전세금이 오르자 강북까지 여파가 미칠 조짐이다. 겨울철 학군 이동과 봄철 이사 수요, 결혼 시즌을 맞아 미리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가 늘고, 신학기를 맞은 대학가 임대 수요도 겹쳐 전세금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값싼 전셋집을 구할 수 있을까. 우선, 아파트만 고집하지 말고 연립·다세대주택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연립·다세대주택은 아파트보다 전세금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물량도 상대적으로 많아 전셋집 찾기가 아파트보다 수월하다. 최근 지어진 연립·다세대주택은 내부 구조가 아파트와 비교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고, 주차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주택 규모를 줄여 갈 수 없고 살던 지역을 떠나기도 힘든 학군·직장 수요자에게 안성맞춤인 셈이다.
새 아파트보다 오래된 아파트에서 보금자리를 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선, 낡은 아파트는 새 아파트보다 전세금이 싼 편이다. 최근 입주한 송파구 잠실리센츠 등 새 아파트의 110㎡(33평형) 전세금은 4억원대다. 하지만 이곳에서 조금 벗어난 송파동이나 가락동의 20년 이상 된 10~15층짜리 중층(中層) 아파트는 비슷한 규모의 전세금이 반값 수준인 2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이들 아파트는 학군이나 교통은 새 아파트와 비슷하면서 쾌적성은 더 나은 경우도 적지 않다. 단지 내 동(棟)과 동 사이 거리가 널찍하고 녹지도 많아 빽빽하게 고층으로 올라간 새 아파트보다 환경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주택 내부는 약간 손질하면 큰 불편함이 없다. 굳이 배 이상 비싼 전세금을 지불하면서 새 아파트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
재건축이 예정돼 있거나 추진되고 있는 저층 아파트도 전셋집으로 괜찮다. 재건축이 예정돼 있다지만 실제 재건축으로 인해 이주하기까지는 최소 5년 이상 걸린다. 중층 아파트보다는 단지 내 환경이 열악하지만 전세금은 더 저렴하고 2~4년쯤 전세 살기에는 큰 지장이 없다.
끝으로 재개발·뉴타운 사업으로 이주 수요가 많은 곳은 피하고, 입주물량이 많은 곳을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 입주물량이 많은 곳은 입주 단지뿐만 아니라 주변 단지까지 전세금이 낮게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입주 단지보다 그 주변 아파트를 선택하는 것이 더 좋다. 입주 단지는 새 아파트라서 좋겠지만 향후 전세금이 다시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8년 하반기 강남권(특히 송파구) 일대에 입주 물량이 집중되면서 급락했던 전세금이 1년 만에 다시 이전 수준을 넘어 상승했던 전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