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요? 아직은 큰 변동이 없어요. 수정안이 확정된 것도 아니고…."
충남 연기군 전의면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김호동씨는 12일 "최근 여기저기서 문의 전화는 꽤 걸려오는데, 실제 계약으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11일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에도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기·공주·천안 등 세종시 인근 부동산 시장은 지난 2005년 최대 호황기를 구가했었다.
당시 토지보상금만 4조원 이상 풀리면서 연기군의 경우, 그해 땅값이 27%나 올라 전국 평균을 4배나 웃돌았다. 그러나 2007년 말 이후 세종시 건설이 표류하면서 땅값은 하락세로 돌아섰고, 미분양 아파트도 넘쳐났다.
수정안 발표 이후 아직 본격적인 투자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다만, 미분양 아파트가 일부 팔리고, 이주민용 딱지(입주권) 가격이 오르는 등 침체에서는 벗어날 조짐이다. 준공 후 1년여 동안 계약률이 꿈쩍도 않던 연기군 죽림리의 '조치원 자이'는 세종시 수정안이 윤곽을 드러낸 작년 12월 이후 문의가 부쩍 늘어났다. 이 회사 관계자는 12일 "미분양 아파트가 지난 주말에만 20여건이나 팔렸다"고 말했다. .
아파트 시세도 오름세로 반전됐다. 분양가 2억원을 넘었던 조치원 자이(109㎡)는 작년 말 1억7000만원에서 최근 2억원대를 거의 회복했다. 조치원 푸르지오(109㎡)도 최근 1억6500만원선으로 한 달 전보다 1000만원쯤 상승했다. 조치원의 명지부동산 관계자는 "수정안이 국회에서 확정되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시 원주민들에게 지급된 이주자택지 입주권 값도 바닥을 쳤다. 2년 전 1억원을 넘던 입주권은 지난해 2000만원까지 폭락했다가 최근엔 3000만~4000만원선까지 회복됐다. 경민공인중개사 김시권 사장은 "매수세가 일부 붙으면서 5000만원에 내놓는 매물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지시장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관심은 높아졌지만, 수정안 통과 여부가 확실치 않아 관망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탓이다. 공주시의 수림원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토지는 아직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기·공주 일대 농지는 한때 3.3㎡당 60만~70만원을 호가했지만 지금은 30만~35만원에 매물이 나온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수정안이 충청도 부동산 시장에 호재인 것은 사실이지만, 국회 통과 여부에 따라 최대 악재로 돌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