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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해진 청약자들 4순위에 몰린다

뉴스 이석우 기자
입력 2010.01.07 05:59

아파트 분양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청약 양상도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청약통장을 쓰지 않고도 청약할 수 있는 4순위 청약에 수요자가 대거 몰리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경기 수원 권선동에 분양한 '수원 아이파크 시티 2차'는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진행된 4순위 청약에 2175명이 신청해 2.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1~3순위 청약에서는 청약자가 없어 공급 주택의 36%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4순위 청약을 앞두고 크리스마스 연휴와 새해 첫날에도 모델하우스에 하루 평균 3000여명의 인파가 몰리는 현상이 벌어졌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연말·연초 연휴 때 모델하우스에 예비 청약자들이 몰리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작년 11월 말 분양한 현대건설의 인천 '영종하늘도시 힐스테이트'도 순위 내 청약에서보다 4순위 청약에 인파가 더 몰렸다. 이 아파트는 3순위에서 86%가량 청약률을 기록했지만 4순위에서는 2.3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10월 쌍용건설이 분양한 김포 '한강신도시 쌍용예가'도 3순위까지 32%의 저조한 청약률을 기록하다가 4순위에서 7000여명이 몰렸었다.

4순위 청약에 인파가 몰리는 이유는 청약자 입장에서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3순위 청약 때부터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 하지만 3순위로 청약해 당첨되면 '재당첨 금지' 조항에 걸려 일정 기간 다른 아파트에 청약할 수 없다.

반면, 1~3순위 청약에서 남은 물량에 대해 청약을 받는 4순위 청약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되고 재당첨 제한도 없다. 이 때문에 1순위 청약 때부터 인파가 몰리는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는 청약자들이 주택 구입 의사가 있어도 4순위까지 기다려 청약에 나서는 것이다. 그러나 4순위 청약은 '허수'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4순위 청약자들은 일단 청약을 해 놓고 돈을 내야 하는 계약 시점에는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4순위 경쟁률은 다소 부풀려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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