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해운대의 힘'… 부산 집값 상승률 서울 제쳤다

뉴스 이석우 기자
입력 2009.12.05 03:10

부산의 '강남' 해운대구
대형개발 호재 힘입어 부산지역 오름세 주도
대전은 주택 공급량 조절… 올 상승률 4.1% 기록

올해 부산의 집값 상승률이 11년 만에 서울의 상승률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역시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서울 집값 상승률보다 높았다.

국민은행이 4일 발표한 집값 조사자료에 따르면 11월까지 부산의 집값은 지난해 연말 대비 3.5%, 대전은 4.1% 상승했다. 반면 서울은 2.6% 상승하는 데 그쳤다. 대구와 광주광역시 등 다른 광역시 집값은 오히려 하락했지만 부산·대전만 서울보다 집값 상승률이 높았다. 이번 조사는 아파트는 물론 단독·연립주택 가격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수영만을 매립해 조성한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들어서 있는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해운대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올해 부산 집값은 11년 만에 서울 집값 상승률을 넘어섰다./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해운대 효과로 부산 집값 강세

매년 차이는 있었지만 1999년 이후 부산의 집값은 서울보다 항상 더 많이 내리거나 덜 올랐다. 2002년 서울 집값이 무려 22.5%나 오를 때 부산은 11.7%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2006년에는 서울 집값이 18.9%나 올랐지만, 부산은 오히려 0.6% 하락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주택 경기가 불황이었던 올해 유독 부산 집값이 강세를 보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해운대 효과'로 해석하고 있다. '부산의 강남'으로 불리는 해운대구에서 대형 개발 호재가 잇따라 나오면서 부산 전체의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는 것.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 박원갑 연구소장은 "서울의 강남 3개 구(강남·서초·송파구) 집값이 오르거나 내리면 서울 전체 집값이 같은 방향으로 후행(後行)하는 것처럼 부산에서도 해운대 집값이 부산 전체 집값에 비슷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대구의 아파트 가격은 올해 6.3% 상승해 부산 전체 집값 보다 2.8% 포인트 더 올랐다.

현재 해운대에는 높이 50~60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곳곳에 들어서 부산의 신흥 고급 주거지로 떠올랐다. 지금도 이곳에는 80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 '위브더 제니스'(두산건설)와 72층짜리 '해운대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가 건설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부산 해운대에 국내 최대쇼핑몰을 표방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3월 3일)이 개장해 기존의 롯데백화점과 경쟁하며 연일 화제를 만들었다. 또 작년 12월 말에는 부산과 울산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두 도시 간 거리가 30분(종전 57분) 거리로 줄었다.

◆주택공급량 조절에 성공한 대전 주택시장

대전 집값 상승률이 서울보다 높았던 것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주택공급량 조절에 비교적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대전 지역에서 가장 주택 공급이 많이 되는 지역으로는 도안신도시(2만1000여 가구)를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자체가 택지지구를 개발하면 한꺼번에 주택을 공급, 시장 규모가 작은 지방도시 전체 집값이 출렁인다. 반면 도안신도시는 지자체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연도별로 주택공급량을 나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였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사장은 "지방 도시는 수도권과 달리 시장규모가 작아 1만 가구만 공급돼도 도시 전체 집값이 내려가는 구조"라며 "인구가 적을수록 주택수급량 조절에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는 부산과 대전의 집값이 서울보다 더 상승했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전문가들은 지방 대도시는 서울보다 인구 감소 속도가 빨라 주택 가격 상승에도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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