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영구 임대 아파트 관리비가 87%나 더 비싸

뉴스 조선닷컴 비즈니스앤TV 이슬비 기자
입력 2009.11.20 10:13 수정 2009.11.20 10:18

관리사무소 "관리비 일부 내역은 공개 못 해"
주민들 "더 이상 못 참겠다"

지난 1월 경기도 동두천시 송내 주공 3단지 주민들은 정부에 관리비 과다 징수에 대한 감사(監査)를 요청했다. 인근 일반 분양된 단지들보다 많은 관리비를 지불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용 내역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감사를 요청한 이후에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30년 영구임대주택인 3 단지(52.8㎡ )주민들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가구당 한달 평균 1만7460원의 일반 관리비를 지불했다. 반면 인근에 위치한 일반 분양 아파트 단지인 4단지(66㎡)는 1만 5620원, 1단지(75.9㎡)는 1만 3490원에 불과했다. 면적당 관리비를 계산하면 차이는 더욱 커진다. 3 단지(326원)의 ㎡당 관리비는 4단지(228원)보다 44%, 1단지(172원)보다는 87% 더 비싸다.

‘대표적인 서민주택’으로 여겨지는 임대아파트의 관리비가 오히려 비싼 이유는 뭘까? 관계자들은 관리사무소의 투명하지 못한 회계처리를 지적하고 있다. 주공 3단지 비상대책위원회 김진국씨는 “관리사무소는 관리비가 마이너스라고 주장했지만 3월 이후 잔고에서 7800만원의 이월금이 드러났고, 그 이후 지출된 150여 항목 3000 여만원에 대한 내역 공개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일반 분양 단지 보다 면적당 관리비가 최고 87%가 비싼 송내 주공 영구임대 3단지.

관리사무소측은 여전히 장부의 특성상 내역을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성훈 변호사는 “아파트 관리항목을 공개못할 근거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일반 분양 아파트와 달리 관리비 편성이나 집행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는 것도 관리비를 부풀릴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재용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 광주 지부장은 “현행 임대주택법상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관리비 편성이나 집행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관리사무소의 전횡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임대아파트 중에서도 관리비가 가장 비싼 곳은 영구 임대 아파트다.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임대아파트 유형별 ㎡당 월평균 관리비는 영구임대의 경우 681원인데 반해 공공임대는 567원, 국민임대는 500원으로 집계됐다. 동사무소 등을 통해 선정된 기초생활수급자가 대부분인 영구 임대 아파트 입주자들이 이들에 비해 생활 형편이 나은 국민, 공공 임대 아파트 거주자들 보다 관리비를 더 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LH 임대아파트 관리를 담당하는 주택관리공단측은 “영구임대주택의 경우 인력이 추가로 필요한 중앙난방이 많고 관리비를 ㎡당이 아니라 세대당으로 따졌을 때는 영구임대의 관리비가 저렴한 것으로 집계되는 만큼 관리비에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관리사무소는 관리비가 마이너스라고 주장했지만 3월 이후 잔고에서 7800만원의 이월금이 드러났다.

최병덕 인천시의회 의원은 “관리비 표준화 와는 별개로 사회 약자로 불리는 영구임대주택자들의 경우 관리비 자체에 대한 부담이 높아 연체율이 높은 만큼 관리비 부담을 줄여주기 상위 법령 제정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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