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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감면시한 앞두고 밀어내기 분양"

뉴스 이데일리
입력 2009.10.23 15:51

대형건설사 중심 분양일정 앞당기는 사례 늘어
중견업체들도 적극 검토 중
"물량 몰려 미분양 날까" 우려도

지난 2·12 대책으로 1년간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양도소득세 면제 및 감면 혜택이 내년 2월로 종료된다. 이에 따라 분양을 앞두고 있는 건설업체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대체로 혜택이 사라지기 전 분양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앞두고 밀어내기 분양이 봇물을 이뤘던 지난 2007년 말과 2008년 초에 경험했던 미분양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조기 분양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 양도세 감면·면제 혜택..내년 2월 11일 종료


정부는 올해 2월 미분양아파트 적체를 해소키 위해 내년 2월 11일까지 신축되는 전용면적 164㎡이하의 주택에 대해서 양도세를 깎아주기로 했다.

과밀억제권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 대해서는 향후 5년간 양도세를 전액면제키로 했으며 과밀억제권역 중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 대해서는 같은 기간 양도세를 60% 감면키로 한 것.

양도세가 감면된다는 것은 그만큼 거둬들이는 시세차익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실수요자들 뿐만아니라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주택구매심리까지 자극할 수 있어 수요진작이 가능하다.

실제 양도세 감면혜택이 적용되고 지난 4월과 5월 대규모 분양이 진행됐던 인천 청라지구의 경우 한라건설이 최고 11.16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됐고 한화건설의 `한화꿈에그린` 역시 22.85대 1의 경쟁률로 성공적인 분양을 이끌었다.

당시 분양에 나섰던 한화건설 관계자는 "청라지구의 경우 과밀억제권역 이외의 지역으로 양도세가 면제되는 것이 수요자들에게 장점으로 부각됐다"며 "전매제한기간도 완화되면서 전매를 통한 이익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인천지역 실수요자 뿐만아니라 수도권 투자수요도 대거 몰렸다"고 말했다.

◇ 대형건설업체..분양시기 앞당겨

건설사들의 아파트 분양 성적에 큰 기여를 했던 양도세 감면 및 면제 혜택이 내년 2월로 종료되면서 건설업체들은 서둘러 분양에 나서고 있다. 특히 대형건설업체들의 발빠른 대응이 눈에 띈다.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은 내년에 분양키로 했던 김포한강신도시 Ac-15블록 김포한강신도시 `래미안`을 올해 말께 분양키로 일정을 변경했다. Ac-15블록은 삼성건설이 B업체로부터 시공권을 넘겨받은 부지로 사업성 검토를 거쳐 내년에 분양키로 했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내년 2월 양도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기 전에 분양을 서두르는 것이 낫다라는 판단에 따라 일정을 변경해 올 연말 분양키로 한 것.

대우건설(047040)도 올해 7월께 수주한 1941가구 규모의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 `푸르지오`를 계획보다 앞당겨 오는 12월 중순께 분양할 계획이다. 다소 사업 준비기간이 부족한 면이 있지만 사업 시행사 측에서 양도세 감면 혜택이 없어지기 전에 분양을 서두르는 것을 원하고 있어 이에 맞게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롯데건설 역시 확정되진 않았지만 내년으로 계획됐던 충남 천안시 청당동 `롯데캐슬`을 연말께 분양할 예정이며 현대산업(012630)개발도 수원아이파크시티 1차 성공에 힘입어 연내 2차분 공급을 고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도세 감면 혜택은 투자수요를 끌어들이는 가장 좋은 재료"라며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는 기간을 확보해야 하기에 올 연말에 양도세 감면 혜택 폐지를 피하기 위한 `밀어내기` 분양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 중견업체, "서둘러야 하는데"..적극 검토 중

일부 중견건설업체들도 양도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기 전 분양을 하기 위해 사업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호반건설은 지난 4월 대한주택공사(현 LH)로 부터 낙찰받은 판교 C1-1블록 주상복합아파트 분양 사업을 오는 12월 시작할 계획이다.

판교신도시 내에서 처음으로 분양되는 주상복합아파트로 호반건설은 이 부지에 주상복합아파트 총 178가구, 공급면적 기준 134㎡ 단일모델로 꾸며진다.

신동아건설 역시 경기도 김포시 신곡동 `신동아 파밀리에`의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분양과 관련해 시행사와의 의견 조율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신동아건설은 늦어도 올 연말까지는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사업을 준비 중이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확정된 것이 없고 연내 분양이 힘들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내년 2월 전까지 최대한 분양 일정을 앞당겨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 작년비 3.5배 급증.."공급 많아 미분양 될라"

때문에 업계는 오는 11월과 12월은 전통적인 겨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한 `밀어내기`식의 아파트 분양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1월과 12월 예정된 수도권 분양아파트는 4만6987가구와 2만2056가구 등 총 6만9043가구다.

이는 국토해양부 통계 기준으로 작년 11월과 12월 수도권에 분양된 아파트 물량 1만9996가구에 비해 3.5배 가량 급증한 물량이다. 분양가상한제 회피를 위한 밀어내기 분양이 한창이었던 2007년 같은 기간에 공급됐던 4만6468가구보다도 48% 많은 수준이다.

여기다 내년 계획된 분양물량이 올해 말로 앞당겨질 경우 연말 분양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연말 밀어내기 분양이 몰릴 경우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또 다시 작년과 같은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불러 올 수 있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건설업체들도 이런 이유로 쉽게 분양시기를 앞당기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형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양도세 감면 혜택이 주어질 때 분양하는 것이 더욱 이익이겠지만 다른 건설업체들도 똑같이 생각한다면 분양 물량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며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은 만큼 분양시기를 두고 심사숙고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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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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