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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보금자리, 강북·경기 집값 안정에 '복음'되나

뉴스 이석우 기자
입력 2009.10.22 03:38

강북·경기 지역 주택 수요층, 보금자리 노리고 집 구매 미뤄
기존 집값 하향 안정 가능성…
전·월세엔 되레 악영향 줄 수도

정부가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수도권 그린벨트를 해제해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 2차 지구가 발표됐다. 이번 2차 보금자리지구 발표는 1차에 이어 정부가 서울 도심 가까이에 공공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어서 앞으로 주택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2차 보금자리 지구는 서울 서초 내곡·강남 세곡2지구 등 서울·수도권 6곳이다. 이들 지역에는 주택 5만5000가구가 건설되며, 이 중 3만9000가구는 전용면적 85㎡ 이하 공공 임대와 분양주택인 보금자리주택으로 공급된다. 1차 보금자리주택 지구로 지정된 강남 세곡·서초 우면·하남 미사·고양 원흥 등 4개 지구에서 총 5만5000가구(보금자리주택 4만가구) 공급이 예정돼 있다. 1·2차 보금자리 지구에서 총 11만가구의 공공주택이 공급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2차 보금자리 지구 발표는 전반적으로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4곳에서 공급되는 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에 대한 사전예약이 시작돼 청약자들이 현장접수를 하고 있다. 시범지구에 이어 2차 보금자리주택 대상지역 6곳이 추가 발표되면서 경기도·서울 강북 주택 시장은 안정세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서울 강북·경기도 주택 가격 안정될 듯

전문가들은 2차 보금자리주택 지구 선정으로 서울 강북과 경기도의 기존 주택 시장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기권역과 서울 강북지역의 주택 수요층은 보금자리주택 수요층과 겹치는 측면이 있다"며 "이 지역 주택 수요자들이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예상하고 주택 구입 시기를 조절하면 기존주택 가격은 단기간 하향 안정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에 선정된 6곳을 지역별로 분석하면 수도권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주택 공급이 부족했거나 낙후 지역에 공급 물량이 많다. 서초 내곡(총 5000가구)·강남 세곡2(5000가구) 등 강남권 2곳을 제외하면 수도권 동북권인 구리 갈매(9000가구)·남양주 진건(1만6000가구)에 2만5000가구, 수도권 서남부인 부천 소사 옥길(8000가구)·시흥 은계(1만2000가구)에 2만가구가 공급된다. 전체 공급량의 80%가량이 경기도에 집중돼 있다.

특히 경기권 2차 보금자리주택 지구는 전철역이 모두 인근에 있고, 외곽순환고속도로 주변에 있어 교통여건이 1차 지구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세금 안정세에는 오히려 악영향

보금자리주택 추가 지정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주택시장을 전문가들은 전·월세 임대주택 시장으로 보고 있다. 보금자리주택 청약에 희망을 걸고 무주택자들이 주택 구입시기를 늦추면서 수요가 늘어 전세금이나 월세가 강세를 보일 수도 있어서다.

1차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총 5만5041가구 중 영구임대·국민임대 등 임대주택이 36.4%(2만42가구), 공공분양이 37.2%(2만463가구)에 달하고 민간분양 주택은 26.4%(1만4536가구)에 불과했다. 2차 보금자리주택 역시 1차와 비슷한 비율로 주택이 공급된다고 하면 장기청약저축 가입자는 일단 기다려 보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보금자리주택에 청약하기 위해서는 무주택 요건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전·월세 세입자들은 자금에 여유가 있어도 주택 구입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따라서 보금자리주택 추가 발표가 오히려 전세금 안정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남 수요층과 보금자리 수요층은 무관

주택시장의 핵심 지역인 서울 강남지역은 2차 지구 발표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차 보금자리에 2개 지구, 2차 보금자리에서도 2개 지구가 강남권에 있지만 수요층이 완전히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A공인 관계자는 "강남에 집 사려는 사람 중에 보금자리주택 청약자격이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강남지역 보금자리가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기는 하지만 기존 강남 주택지역을 따라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게다가 보금자리주택은 전매 제한(최장 10년), 거주 요건(5년 의무 거주) 등 제한 요건이 많아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기존 강남 주택시장과는 큰 차이점이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역시 보금자리주택과는 별개의 시장이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강남지역은 보금자리보다는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 대출규제 강화나 수시로 달라지는 재건축 관련 규제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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