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분양 시장 '기지개'
업체들도 미뤘던 물량 풀 채비… 연말까지 전국에 8000여가구
올 들어 주춤했던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 시장이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주상복합은 지난 3분기까지 분양 물량이 전국적으로 1100여가구에 그쳤다. 서울에서는 단 1가구도 분양되지 않을 만큼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 주상복합은 중대형이 많고, 상업지역에 입지하는 특성상 분양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금융 위기 이후 중소형 저가 상품이 각광받으면서 상대적으로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기존 주상복합의 매매가도 대부분 하락하거나 약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서울·수도권 분양 시장이 살아나면서 건설업체들이 미뤘던 분양 물량을 내놓을 채비를 하고 있다. 한때 주택 시장의 꽃이었던 주상복합이 다시 인기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기 침체에 고전하는 주상복합
서울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시작으로 경기 분당 정자동 '파크뷰' 등이 잇따라 히트하며 주상복합은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랜드마크 아파트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작년 말 이후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주상복합은 맥을 추지 못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주상복합의 매매가 상승률은 서울 평균 0.88%, 수도권 0.76%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권도 1.25%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일반 아파트 상승률(서울 3.55%, 수도권 2.11%, 강남권 7.1%)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준이다.
고가(高價) 주상복합은 수억원씩 하락했다. 주상복합 대명사인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2차 333㎡는 연초 47억5000만원에서 45억원으로 2억5000만원쯤 하락했다. 서울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195㎡도 올 들어 2억원쯤 떨어졌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비싼 상품이다 보니 환금성이 낮고 최근엔 큰 호재도 없어 가격이 약세를 보였다"면서 "그러나 대부분 입지여건이 좋고, 생활의 편리함과 조망권 등 장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8000여가구 신규 공급
이런 시장 상황을 반영해 업체들은 그동안 신규 분양을 주저했다. 그러나 모처럼 청약 시장이 회복되면서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단지 위주로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연말까지 전국에서 분양될 주상복합은 8000여가구이다. 서울 1500여가구, 경기와 인천 5000여가구, 충북 1700여가구 등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서울의 경우 용산·마포·강남·광진 등 소비자의 지역 선호도가 높고 조망권·역세권 등 주상복합의 장점을 갖춘 상품이 많다"면서 "분양가 상한제로 가격도 합리적 수준에서 책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동문건설이 다음 달 선보일 광진구 구의동 동문아뮤티는 지하철 2호선 구의역이 가깝다. 총 167가구로 143~162㎡의 중형 위주다. 대우건설·현대건설·태영이 시공하는 마포구 신공덕동 펜트라우스(107~194㎡·476가구)도 지하철 5·6호선 공덕역을 끼고 있다. 동부건설은 11월 중 용산구 동자동 4구역을 재개발한 '센트레빌 아스테리움'을 내놓는다. 대부분 대형으로 지하철 4호선 서울역과 바로 연결된다.
수도권에선 대우건설이 12월에 송도신도시에서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1739가구)를, 두산건설이 고양시 탄현동에서 '위브더제니스'(2700가구)를 각각 분양한다. ㈜신영은 충북 청주 복대동에서 '지웰시티' 2차분(1772가구)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