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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금융위기 시대의 재테크 전략] [하] 이미 오른 집값… 여유 가지고 '신규분양' 훑어라

뉴스 이경은 기자
입력 2009.09.17 03:07 수정 2009.09.17 11:34

실수요자 추석 이후 노려볼 만
최근 집값 상승은 공급 억제 탓
하반기 금리인상 등 고려해야

"요즘 엄청 오른 집값 때문에 밤잠을 못 이룹니다. 그저 우리 가족이 함께 살 집 한 채가 필요할 뿐인데, 2억원대였던 아파트값이 반년 만에 7000만원 이상 올랐습니다. 몇 개월 만에 수천만원 오른 집을 살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불안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겠습니다."(수도권에 사는 30대 가장)

지난해 말,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국내 주택 시장엔 '부동산 대폭락'이니 '집값 반 토막' 등의 설(說)들이 난무했다. '이제 부동산에 투자해선 큰돈을 벌 수 없다'는 경고도 잇따라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1년 만에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강남 3구 재건축 아파트를 필두로 집값은 급속도로 회복했고, 일부 아파트는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미분양 아파트는 빠르게 소진되는 중이고, 신규 분양 단지도 1순위 청약에서 문 닫고 있다. 시장 환경이 달라진 만큼, 내 집 마련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과 정봉주 하나은행 부동산팀장이 짚어주는 금융위기 1년 후 중간 점검 포인트를 소개한다.

최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받지 않고 양도세 감면 혜택이 있는 수도권 신규분양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전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한 남양주 별내지구의 아파트 모델하우스. 총 632가구 공급에 7484명의 청약자가 몰렸다./쌍용건설 제공

◆추석 지나면 신규 분양 발품 팔아라

박합수 국민은행 팀장은 "신규 아파트 분양에 관심 있는 실수요자들이라면 추석 이후 열심히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보금자리주택을 비롯, 전국에 5만가구가 넘는 신규 분양 물량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신규 분양 아파트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같은 정부의 대출 규제도 받지 않으면서 파격적인 양도세 감면 혜택까지 챙길 수 있어 실수요자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해 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는 2010년 2월 11일까지 미분양 주택이나 신규 분양 주택을 사들이고 5년 안에 팔면 ▲비(非)과밀억제권역은 양도소득세 전액,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인천 및 의정부·구리·남양주·하남·고양·수원·성남·안양·부천·광명·과천·의왕·군포·시흥 등 경기 14개 시)은 60%를 감면해 주고 있다. 단독주택을 대지 면적이 660㎡(200평) 이내인 곳에 새로 짓는 경우에도 양도세 감면 혜택을 챙길 수 있다. 단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의 공동주택은 전용면적 149㎡(45평) 이하여야 적용 대상이다. 서울시는 제외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 때문에 무턱대고 내 집 마련에 나서선 곤란하다. 가령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양도세 감면 혜택은 아무 소용이 없어진다. 또 자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해 무리한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가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늘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금리 인상 조짐… 무리수는 피해라

실수요자들의 관심은 향후 집값 상승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에 쏠려 있다. 정봉주 팀장은 "올 상반기 집값이 오른 가장 큰 이유는 수급 불균형 때문"이라며 "저금리 속 유동성이 원인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지만 부채가 대부분을 차지해 건실하지 않아 향후 집값 상승을 이끌 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팀장은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집값 불안 현상이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정부가 공급을 억제하는 부동산 정책을 펼친 바람에 현재 서울·수도권 내의 주택 수급 불균형이 매우 심각해진 상태"라며 "최근 전세금이 급등한 현상 역시 지난 정부의 정책 실패로 비롯된 부작용"이라고 못박았다. 서울 도심 등에 오피스빌딩 신축이 크게 늘면서 주택 수요도 덩달아 늘어났는데 정작 주택 공급은 이 같은 수요에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집값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개인들의 가처분 소득(총소득-이자·세금)이 줄고 있어서 부동산을 추격 매수하기가 쉽지 않고 ▲정부가 서울·수도권 등지에 주택 공급을 대폭 늘릴 계획이기 때문이다. 정 팀장은 "상반기 집값 상승은 재건축 아파트가 주도한 것이나 다름없는데 하반기에도 그와 같은 가격 급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재건축 규제 완화가 곧바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부담 때문에 정부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를 강력하게 밀어붙이긴 힘들 것"이라고 했다. "현재 무주택자라면 마음을 느긋하게 갖는 게 중요합니다. 공급이 늘어나는 5년 후를 상상해 보세요. 집값이 지금보다 많이 올라 있을 가능성은 작다고 봅니다. 굳이 지금 시점에서 비싼 가격에 집을 살 필요는 없어요." 하반기에 나오는 보금자리주택을 우선 공략해 보고, 청약 가점이 낮다면 신도시, 재건축·재개발, 뉴타운(왕십리·흑석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청라·송도·영종 등) 등에서 나올 알짜 신규 분양 물량을 꼼꼼히 챙겨 보라는 설명이다.
 

'꼭 집을 사야 할 필요가 있을까?' 장기전세주택 제대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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