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주택 선호 현상 진단
과도한 소형 중심 정책…주거 선택권 좁아질 수도…소형·중대형 균형 필요
최근 주택시장에서 소형평형 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소형주택에 대한 인기가 커지는 이유는 이렇다. 첫째, 인구 구조학적인 면이다. 인구가 2019년부터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가구당 인원수도 줄고, 1인 가구가 증가한다는 논리이다. 쉽게 말하자면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수는 2005년 318만7000가구(총 가구 수 대비 20.0%)에서 2020년 410만9000가구(21.6%), 2030년 471만3000가구(23.7%)로 증가한다. 반면 가구당 평균 인원수는 2005년 2.89명에서 2020년 2.48명, 2030년 2.35명으로 줄어든다. 둘째, 미분양 주택의 평형별 주택 비중을 들 수 있다. 2009년 상반기 현재 총 14만5000가구에 달하는 미분양 주택 중에서 소형평형(60㎡ 이하)의 비중이 중대형(60~85㎡, 85㎡이상)보다 훨씬 낮다. 과거 경험상 미분양 주택의 중대형 비중은 적고 오히려 중소형 비중이 높았던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 그동안 미분양 주택의 소형평형 비중을 살펴보면, 2001년에 23.7%였으나 2005년 12.3%, 2009년 상반기 4.2%로 크게 줄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소형주택 공급에만 주력하는 정부
정부는 1~2인 가구를 위한 도시형 생활주택을 법제화하여 소규모 주택의 공급을 늘리고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이란 늘어나는 1~2인 가구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새롭게 도입된 주거 형태로 단지형 다세대·원룸형·기숙사형 주택 등이 있다. 또 정부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도심에서 실질적으로 중소형 주거기능 역할을 해왔던 오피스텔의 바닥난방 허용 기준을 완화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펴고 있다. 물론 이번 규제완화는 전세난 완화 조치의 하나로 시작됐지만 궁극적으로는 1~2인 가구의 증가 문제와도 결부될 가능성이 크다.
◆1인 가구 늘어도 중대형 수요는 여전
현재까지 나타난 경제·사회적 현상이나 일련의 정부정책을 근거로 추론해 보면 최근 소형 주택에 대한 관심 고조는 나름대로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정부의 지나친 소형평형 중심 정책이나 시장의 관심은 오히려 시장의 왜곡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즉, 중대형 주택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의미이다.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인간이 경제적으로 풍요해지면 당연히 좋은 환경과 좋은 주택에 살고 싶어하는 욕망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근거는 승용차 규모와 1인당 주거면적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 먼저 승용차 규모별 등록대수를 보면, 총 승용차 등록대수 대비 배기량 1500㏄ 미만의 비중은 2002년 말 48.8%였던 것이 2004년에는 42.8%, 2009년 7월에는 35.3%로 줄어드는 반면 배기량 2000㏄ 이상의 중대형 차량 비중은 2002년 14.5%에서 2004년 18.6%, 2009년 7월 23.7%로 증가하고 있다. 1인당 주거면적 역시 1985년 11.2㎡였으나 1995년 17.2㎡, 2000년 20.2㎡, 2005년 22.8㎡로 늘어나고 있다. 이는 가구당 인원이 줄어들고 1인 가구가 늘어난다고 해서 단기간 내 소형 자동차와 중소형 주택만을 선호할 것이라는 판단은 성급한 예단일 수 있다는 방증이다.
◆소형 공급량만 늘리면 부작용 초래
물론 전체 사람 수와 가구당 인원수가 줄고,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는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구 구조에 대한 예견은 결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구의 구조변화는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나 소비자, 주택업체들이 인구구조 변화에 대해 지나치게 빠르게 대응(?)할 경우 오히려 국민의 주거 선택권을 좁히는 부작용(side effect)을 초래할 수도 있다. 중소형 위주로 주택이 공급되면 대형 주택 품귀현상이 발생, 가격이 급등하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는 소형과 중대형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에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소비자들 역시 주택 선택의 첫 번째 요건은 입지이지 주택 규모가 아님을 다시 한번 인식해야 한다. 주택업체들도 소형주택 공급에 좀 더 관심은 갖되 1인 가구를 위한 최적의 주거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