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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 MONEY] 강남 재건축 매수세 '뚝'… 규제 효과?

뉴스 홍원상 기자
입력 2009.07.27 03:55

부동산 투자자들이 다시 한번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올 상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저(低)금리로 치솟았던 집값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책에 주춤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이달 들어서만 네 차례나 '규제' 카드를 꺼내 놓자 가격 상승을 주도하던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들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실거래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50㎡)는 지난주 매도호가가 9억8000만~9억7000만원으로 2000만~3000만원 떨어졌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의 매매가격 역시 이달에만 많게는 4000만원 하락했고 대치 은마·압구정 현대아파트 등도 매수세가 뚝 끊긴 모습이다. 개포동의 N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재건축 규제 완화가 무산되면서 매수 문의도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23일 재건축 아파트의 전체 가구수 가운데 20% 이상을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 주택으로 채워야 하는 소형평형의무비율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6일에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적용해오던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을 60%에서 50%로 낮췄고 지난 15일에는 20~30년으로 단축하려던 재건축 허용 연한을 현행(20~40년)대로 유지한다는 정책이 발표됐다. 그동안 주택투기지역에만 해당됐던 주택거래신고의무제 역시 투기지역이 아닌 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정책의 면면을 하나하나 나눠 살펴보면 집값 상승세를 잠재울 만큼 파괴력이 크지 않다. 경제 여건상 연 4%대까지 떨어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당장 올리기 쉽지 않다는 점도 투자 의지를 꺾기 힘들어 보인다.

그런데도 집값이 약세로 돌아선 것은 정부의 정책 의지 효과 때문이라는 것. 정부가 20여일 사이에 동시다발적으로 부동산 정책들을 내놓으면서 집값이 계속 오르면 더 강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동안 일관되게 보여줬던 정부의 정책이 '부동산 규제 완화'에서 '규제 강화'로 바뀐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최근 급등한 강남 재건축 시장에 대해 정부가 선제대응 차원에서 추가적인 규제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가격부담과 규제 강화에 수요가 위축되면서 강남의 아파트값이 추가로 내려갈 여지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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