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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가 뚫린다… 부동산지도가 바뀐다

뉴스 이석우 기자
입력 2009.07.15 03:29

서울~춘천 고속도로오늘 개통
춘천 미분양 아파트 줄고 주택 가격 이미 올라 골프회원권 가격 50% 상승
서울~춘천 반나절 생활권 경기 동북부 신주거지로 실수요 차원의 투자접근

서울과 강원도 춘천이 이웃 동네가 된다. 서울과 춘천을 잇는 민자고속도로(서울~춘천고속도로)가 15일 오후 10시 개통돼 일반 차량의 통행이 시작된다. 총 길이 61.4㎞에 4~6차선으로 5년 동안 건설된 서울~춘천 고속도로 공사에는 총 2조2725억원이 투입됐다. 서울 강동구 하일동에서 강원도 춘천시 동산면 조양리까지 거리가 총 61.4㎞. 시속 100㎞ 이하로 달리는 '준법' 운전자도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서울~춘천고속도로는 그동안 교통 여건이 열악한 경기 동북부와 강원도를 통과하는 도로여서 단순히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고속도로 개통의 영향으로 주변 부동산 가격이 꿈틀거리고, 출·퇴근 방식과 레저·관광 지도가 바뀐다. 춘천 인근의 홍천군·양구군·화천군도 '강원도 산골 도시'도 서울까지 1시간 30분 안팎이면 도달할 수 있는 '수도권 인근 도시'로 변신한다.

고속도로 건설 주간사인 현대산업개발 토목사업본부 김성일 상무는 "구불구불한 국도와 지방도로 외에는 마땅한 접근 수단이 없어 3~4시간씩 걸리던 강원 북부 영서지역이 고속도로 개통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교통뿐 아니라 문화와 경제활동에도 파급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구간 40%가 터널·교량

서울~춘천고속도로는 2001년 9월 현대산업개발이 정부에 최초 제안한 이후 2004년 8월부터 공사가 시작됐다. 주간사인 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해 현대건설·고려개발·한일건설 등 건설업체와 한국도로공사·강원도·춘천시 등도 출자사로 참여했다.

개통하는 고속도로 중 서울 강일 IC를 시점으로 화도IC까지 14.5㎞ 구간은 왕복 6~8차로, 화도IC부터 강원도 춘천JCT까지 46.9㎞ 구간은 왕복 4차로로 건설됐다. 통행료는 승용차 기준 전 구간 이용시 5900원으로 확정됐다. 거리상으로는 경춘국도(국도 46호선)를 이용할 때보다 5㎞ 남짓 가까워진 것이지만 통행 시간으로는 70분에서 40분으로 대폭 단축된다.

서울~춘천고속도로의 특징은 생태계 보호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는 점. 개통 구간에 건설된 교량만 103개, 터널이 41개에 이르러 전 구간의 40%가 터널·교량 구간이다. 최광수 서울춘천고속도로㈜ 사장은 "자연환경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로건설과정에서 건설비가 많이 드는 교량과 터널을 많이 설치했다"고 말했다.



◆주택 시장이 꿈틀거린다

주택 시장에서 서울~춘천 간 도로 개통의 효과는 이미 충분히 반영된 상황. 도로개통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춘천지역의 경우 미분양 아파트가 크게 줄었다. 춘천시의 미분양 아파트 수는 6월 말 기준으로 999가구를 기록했다. 춘천의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10월 1363가구에서 지난 1월 1215가구, 3월 1105가구, 6월 999가구로 8개월 동안 364가구가 줄었다. 도로 개통의 영향으로 춘천에 새롭게 인구가 유입되면서 주택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가 통과하는 남양주시와 구리시 등 일대의 일부 아파트 가격은 3~4년 전부터 이미 20% 안팎까지 상승했다. 도로가 개통돼 주변 지역 아파트 가격이 단기적으로는 상승하더라도 상승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이영호 센터장은 "고속도로 개통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받아 왔던 경기 동북부 지역이 새로운 주거 지역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이 지역의 주택 가격에는 이미 도로 개통 효과가 반영돼 있어 실수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주변 레저·관광지도가 바뀐다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영향으로 주택 가격뿐 아니라 경기 동북부 지역과 춘천 등지 레저 산업의 지형도 바뀌고 있다. 특히 경기 동부와 강원도의 골프장들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서울~춘천고속도로에서 접근할 수 있는 골프장은 10여 개. '에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들 골프장의 올해 회원권 상승률은 평균 55.8%에 이른다. 연초대비 회원권 가격이 하락한 곳은 한 곳도 없다. 남양주 일대의 '비전힐스' 회원권 가격은 올해 초 5억2000만원 선에서 1일 현재 8억1000만원, '아난티클럽서울'(옛 리츠칼튼)은 2억3600만원 선에서 4억5500만원, 춘천 인근의 '엘리시안 강촌'은 올 들어 69.2% 상승해 2억2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2년쯤에는 고속도로 주변에 20여 개 이상의 골프장이 추가로 건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골프장뿐 아니라 도로 주변 관광지도 통행시간이 줄어들면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 고속도로 개통 시점인 7월에는 춘천 명동 닭갈비 골목의 식당과 막국수 전문 식당가들이 5~10% 할인 판매에 들어가 서울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밖에 춘천의 의암호·옥(玉)광산을 비롯해 김유정문학촌(강촌IC), 남이섬(설악IC·강촌IC) 등이 서울서 반나절에 둘러볼 수 있는 관광지로 바뀐다. 김성일 현대산업개발 상무는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 개통에 이어 2015년 말 동홍천~양양 구간이 추가로 개통되면 강원도가 충청권보다 서울에서 더 가까운 지역으로 변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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