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 청약 열풍의 진원지였던 인천 청라지구 아파트 분양권 거래 시장이 차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호수나 골프장을 바라볼 수 있는 대형 건설사 브랜드의 아파트는 분양가에서 최고 6000만원까지 프리미엄(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지만 다른 비인기 단지들은 분양가 아래로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 청라지구에서 동시 분양한 A아파트 130㎡의 경우 분양권 매매 가격이 1~5층 저층부는 4억5000만~4억7000만원 정도로 기준층 분양가(4억3120만원)보다 2000만~4000만원 올랐다. 특히 호수와 골프장 조망이 가능한 1~3동은 프리미엄만 6000만원에 달한다. 현재 이 지역에서 분양권 거래는 불법이지만, 대부분 대형 주택으로 구성돼 있어 1년 뒤에 정식 계약하는 조건으로 가계약을 맺고 있다.

그러나 호수 조망권이 없는 B아파트는 웃돈이 거의 붙지 않았거나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아파트 145㎡의 최근 시세는 5억4000만원 정도. 이는 분양 당시 가격(5억6000만원)보다 2000만~2500만원 내려간 수준이다. 인근 K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아파트는 최근 분양된 것보다 분양가격이 비싼 데다 현재 합법적으로 전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매물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조금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프리미엄이 붙은 분양권을 매입하는 것은 1년쯤 뒤로 미루는 게 나아 보인다고 조언한다. 즉, 청라지구에 거주할 실수요자라면 1년 후 합법적으로 전매가 가능한 시점에서 쏟아져 나오는 물량을 저가에 사들이는 전략이 더 싸고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거래 자체가 불법인 경우 분양권 매도자가 1년 뒤 계약을 파기해도 법적 구속력을 갖기 힘든 것도 한 이유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청라지구는 실수요자 외에도 투자 수요가 30% 이상 몰린 것으로 보이는 만큼 1년 후 투자용 전매 물건이 나오면 분양권 가격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올 하반기로 예정된 청라지구의 일반분양 물량에 청약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