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급등, 한강변 재건축 폭등, 버블세븐 상승, 분양시장 열기…
<이 기사는 주간조선 2061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올들어 부동산 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6월은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지역 중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가가 상승하고 있고,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폭등하고 있다. 숨죽여 왔던 버블세븐 지역 집값도 다시 오르고 있으며 분양시장엔 과열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한마디로 시장이 요동치는 양상이다. 예컨대 압구정동 구현대 아파트 115.5㎡(35평)의 경우 지난해 최저점인 13억8000만원을 찍은 후 상승 분위기로 반전, 최근엔 1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반포주공 1단지, 잠실주공 5단지, 개포주공, 여의도 재건축 단지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삼성동 아이파크, 도곡동 타워팰리스, 분당, 과천, 목동, 용산의 고급 아파트 가격도 2006년 고점대비 90%선까지 치고 올라왔다. 당초 미분양을 우려했던 용산 ‘한남 더힐’이 조기 분양 마감되는 등 분양시장도 예사롭지 않다.
잠실주공 재건축 전세 1~2억 급등
실수요자의 지표인 전세시장 분위기도 반전됐다. 2008년 하반기 대규모 입주로 급락세를 보였던 잠실 주공 재건축 새 아파트 전셋값이 1년도 안돼 1억~2억원씩 급등했다.
요컨대 주택시장만 놓고 보면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지난해 11월 말~12월 초 바닥을 찍은 후 불과 6개월여 사이에 고점을 거의 회복, 상승징후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들어서 이렇게 집값이 상승한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올 상반기 나타난 집값상승은 4가지 복합적 요인이 시장에 한꺼번에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첫째, 새정부 들어 발표된 과감한 규제개혁을 들 수 있다. 이를테면 종부세·양도세 등 각종 세금을 인하한 것과 재건축 규제를 완화한 것, 투기지역 해제 등 부동산 정책의 기조가 변화한 것 등이 수요확대 및 투자심리를 호전시킨 측면이 강하다.
둘째, 금리인하와 재정지출 확대 조치가 시중 유동성을 증가시켰고, 부동산으로 부동자금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집값 상승을 유발했다.
셋째, 2001년 이후 집값 상승을 이끌어온 버블세븐 지역은 작년 하반기에만 30~40%가량 집값이 폭락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그 동안 쌓였던 주택 시장의 거품이 일시에 제거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시장은 그만큼 건전해졌으며, 자금력을 보유한 발 빠른 투자자들이 그 틈을 노려 공략한 때문에 집값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넷째,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미국, 중국, 일본 등 각국의 정책공조가 효과를 보이는 데다, OECD 국가 중 우리 경제의 조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도 가격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환율안정, 주택금융 재개, 주식시장 반등, 주택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 해외 주택시장 안정 등 국내외적 요인들도 최근의 주택 가격에 플러스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로선 지금의 상승세가 유지되면서 새로운 장기 부동산 사이클이 출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재발이나 급격한 인플레로 인한 금리 급등, 북핵 등 돌발변수로 인한 환율 급변과 같은 메가톤급 악재만 없다면 현재 나타나고 있는 집값 오름세가 강북권을 넘어 수도권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주택은 금리, 정책, 수급, 경기, 투자 심리 등 변수의 움직임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지역성이 강하다. 게다가 경기회복 및 소득의 양극화로 인해 지역에 따라 집값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수요자의 대응전략도 지역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이를테면 부동산 시장 선도주 역할을 하고 있는 한강변 재건축·재개발 단지와 강남권, 용산, 여의도, 뚝섬, 마포, 과천, 분당, 목동지역 등 주요 시장에서는 안정적 수요와 입지적 가치로 집값 상승세가 가장 빨리, 그리고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지역 실수요자의 경우엔 ‘올 상반기 내 집 마련을 끝내겠다’는 조기 전략이 유리하다.
반면 강동, 영등포, 성동, 광진, 동작, 동대문, 노원, 도봉 등 이른바 ‘서브(sub)시장’은 올 연말까지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지금은 비수기인 6월이지만 이들 지역 중소형 아파트 매매·전세가격은 공급 감소로 꿈틀거리고 있다.
하지만 용인, 부천, 안양, 시흥, 안산, 화성, 의정부, 양주, 남양주 등 수도권 지역은 그리 서두를 필요가 없어 보인다. 이들 지역은 서울에 비해 매수 타이밍에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내년 초까지 주택을 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편이 나아 보인다.
서울의 집값 상승은 주택 보급률이 낮고 실수요층이 두터운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부산, 대구, 광주 등 지방 대도시의 경우엔 상당기간 동안 집값 상승 대열에 합류하기 힘들어 보인다. 사상 최대라 불리는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는 데다 공급과잉, 지방경기 침체, 인구감소 등 시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소외됐던 상가와 토지시장은 하반기 다소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소형주택, 오피스텔과 함께 대표적 수익형 상품인 상가는 경기회복에 민감하다. 이는 금리인하와 유동성 확대가 지속될 경우 부동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토지시장은 부동산 시장의 종착역 기능을 한다. 이는 경기회복, 금리인하, 규제완화 등 각종 조치의 최종 수혜지가 결국 ‘수도권 토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잇달아 이뤄진 신도시 개발과 철도·도로 등 교통망 확충, 4대강 정비사업 등 각종 사업으로 인해 해당지역 토지의 자산 가치는 이미 높아졌다. 특히 토지거래 허가지역 해제, 부재지주 양도세 중과 등 시장의 걸림돌이 완화됨으로써 국토·도시계획이 변경되는 수도권의 관리지역, 농지, 그린벨트 및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예정지, 시가화 예정 용지 등이 향후 토지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가와 토지는 개별성이 강하고 환금성이 제약됨으로 주택보다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4대강 지역 토지’ 자산가치 높아져
부동산은 지역적 요인과 입지적 가치가 가격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때문에 올해 부동산 투자를 계획했다면 어느 지역을 선택하느냐가 수익률의 최대 관건이 된다.
국제 문화관광도시로 변신 중인 서울은 ‘5대 테마지역’을 중심으로 도시의 공간구조가 바뀌고 있으므로, 이들 지역을 공략하는 전략이 최선이다. 여기서 ‘5대 테마지역’이란 한강변 재건축단지(여의도, 용산, 반포, 압구정, 뚝섬, 잠실 등), 역세권 복합 용도 개발지구(구의, 구로, 금천, 창동 등), 재개발·뉴타운 지구(광진, 동대문, 영등포, 노량진, 천호 등), 준공업지구(구로, 금천 등), 그리고 용도변경지구(안양천·중랑천 생태 공원화 지역 등)를 말한다.
수도권의 새로운 개발 축으로 변경된 서남부축과 동북부축, 그리고 경제자유구역인 송도, 청라지구 등 인천지역과 교육행정문화도시인 수원 지역도 눈여겨봐야 한다, 서남부축은 과천, 시흥, 안산, 화성, 부천, 광명 그리고 동북부축은 남양주, 양주, 동두천, 의정부가 지역 거점 개발의 중심이다. 지방도시의 경우엔 국제관광·산업도시로 개발되는 아산, 당진, 서산, 태안, 새만금, 거제, 하동, 여수 등 서남해안 도시와 관광레저구역으로 개발될 4대강 정비구역 내 거점지역, 그리고 대전, 천안, 청주, 울산, 포항, 거제, 군산 등 이른바 인구·소득·일자리가 증가하는 산업도시를 주목할 만하다. 다만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수요가 한정되고 환금성이 떨어지는 만큼 면밀한 과학적 분석과 장기적 투자가 요구됨을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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