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초고층 기대감에 호가만 오르는 강남·한강변

뉴스 홍원상 기자
입력 2009.06.16 04:35

재건축 아파트, 값 뛰자 거래는 '뚝'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여의도·뚝섬 등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 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종전 최고가를 경신하거나 육박하고 있다. 서울시가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한 데다 향후 재건축 규제 추가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현금을 보유한 수요자들이 매수에 적극 나서자 주택 보유자들도 매도 호가를 서둘러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43㎡형은 지난주 8억1000만원에 거래가 됐다. 이는 이 아파트가 가장 비싸게 팔린 작년 2월 초 가격(8억원)보다 높은 수준. 같은 단지 내 50㎡도 최근 9억4500만원에 팔리며 종전 최고가 수준까지 올라갔다.

서울 여의도 일대도 최고 50층 높이의 초고층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매수세가 늘며 2007년 초 최고 수준까지 오른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여의도 삼부아파트 89㎡의 호가는 8억3000만원 선으로 종전 최고치보다 10% 정도 높다. 지난 1월 급매물이 7억원대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5개월 사이에 1억5000만원가량이 급등한 것. 한양아파트 115㎡ 역시 거래가는 8억원 선으로 지난해 3월(7억7000만원)에 비해 3000만원 이상 높게 형성돼 있다.

올해 초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지난주 5000만원가량 오르며 2006년 말 고점 대비 최고 90%까지 회복했다. 강남의 P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한강변 초고층 개발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집주인들이 매도 가격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며 "하지만 가격이 너무 급등한 바람에 매수세가 끊겨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는 데다 하반기 기업체 구조조정 등 시장 불안 요소도 여전히 남아 있어 추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른 재건축아파트는 사업속도가 빠르거나 투자수익이 기대되는 일부 아파트"라며 "더욱이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가격 격차가 크게 벌어진 데다 향후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가격이 단기 급등한 만큼 신중한 투자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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