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테헤란로와 강남대로,서초로 등 서울 강남권 오피스가를 떠나고 있다고 한국경제신문이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규모가 작은 벤처기업부터 대기업 본사까지 강북 도심이나 구로디지털단지 안양 등으로 빠져 나간다. 이유는 경비 절감에서부터 신축 사옥 준공까지 가지각색이지만 경기 불황에 강남권의 높은 임대료가 이전 결정의 요인이다.
대기업 가운데 재작년 이후 본사를 강남에서 빼낸 기업은 11개이며 2011년까지 이전할 기업도 4개에 이른다고 한국경제는 보도했다. STX그룹과 LG텔레콤 본사가 각각 STX남산타워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신사옥으로 이전했으며 LS산전과 LS엠트론도 안양 LS타워로 옮겼다.
외국계 기업도 속속 강남을 빠져 나가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올 1월 사옥을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에서 서초구 방배동으로 이전했다. 국내 최대 인터넷쇼핑몰 G마켓을 인수한 이베이도 강남권에 흩어진 사무실을 모아 다른 지역으로 옮길 것을 검토 중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최근 5년간 강남에서 구로디지털단지로 옮겨온 벤처기업만 해도 500여개"라며 "폐업했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 기업까지 합치면 1000개 이상이 강남에서 나왔을 것"이라고 한국경제에 말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강남권은 종로 등 서울 강북 도심권이나 여의도 등에 비해 오피스 임대가 원활했다는 점에서 최근의 공실률 증가는 특히 충격적이다. 자산관리업체인 신영에셋에 따르면 강남권은 서울의 다른 지역 오피스 공실률이 4~6%를 오르내릴 때도 3% 이하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는 유달리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분기 공실률 1%로 도심(1.2%)과 여의도(1.5%)보다 낮았던 강남권 공실률은 올해 1분기에는 4%를 기록했다. 각각 2.3%와 2.7%를 기록한 도심과 여의도보다 공실률 증가 폭이 컸다.
특히 테헤란로와 지하철 3호선 양재역 인근은 5%와 6%의 공실률을 보여 "5%를 넘으면 시장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본다"(박합수 국민은행 팀장)는 위험선을 넘었다.
개별 빌딩으로 들어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한국경제는 보도했다. 테헤란로 대로변에 자리한 K빌딩은 20개 층 중 4개 층이 비어 있는 상태다. 삼성역 인근의 S빌딩도 20개 층 중 6개 층이 임대매물로 나왔다.
이런 상황에도 강남권에는 빌딩의 신규 공급이 계속되고 있어 임차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올해 들어서만 강남권에 지어진 오피스 빌딩은 6개로, 연면적 16만㎡에 이른다. 63빌딩 하나가 새로 지어진 것과 맞먹는다.
강남권에 공급되는 신규 빌딩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급 즉시 70% 이상 찼지만 지금은 절반도 못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역삼동에 공급된 T빌딩은 반년이 넘도록 11개 층 중 7개 층이 비어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