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서울시내 땅값이 IMF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2.14%)로 돌아섰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재개발.재건축 기대심리 속에서도 부동산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서초, 강남, 강동, 송파 등은 3%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땅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토지 소유주들은 세금부담 등을 이유로 '산정 가격을 낮춰달라'는 요구가 '올려 달라'는 요구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다. ◇서울 땅값 IMF 이후 첫 하락세
올해 1월1일 기준 서울시내 92만8839필지의 개별공시지가는 지난해 대비 평균 2.14% 하락했다.
지난 1990년 개별공시지가를 처음으로 조사한 이래 1998년과 1999년 IMF외환위기 당시를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2004년 16.6%, 2005년 11.6%, 2006년 19.3%, 2007년 15.6%, 2008년 12.3% 등 최근 5년간 매년 10% 이상 상승했던 터라 이번 하락세는 두드러졌다.
이는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땅값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제업무지구 개발과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심리 등의 영향으로 최근 5년간 20% 이상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던 용산구도 올해는 0.07% 하락했다.
또 지난해 개별공시지가 상승률이 높았던 서초구(-3.89%), 강동구(-3.35%), 강남구(3.22%), 송파구(-3.03%) 등은 올해 모두 3% 이상 하락했다.
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침체 영향으로 이들 지역 대단위 아파트 단지의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어 가격부진으로 이어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에 세금부담 우려…'내려달라' 건의
개별공시지가 결정에 앞서 자치구의 분석을 거쳐 산정한 열람가격을 놓고 토지소유자의 의견을 받은 결과, 전체 1384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개별공시지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의견 접수건수는 지난해 3008건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체 의견 제출건수 1384건 가운데 '하향 요구'가 57.7%로 '상향 요구' 42.3% 보다 많았다. 지난해에는 열람가격에 대한 '상향 요구' 비율이 59.0%, 2007년 54.4%로, '상향 요구'보다 많았었다.
용산구의 경우 산정가격을 낮춰달라는 '하향 요구'가 전체 의견 제출건수 139건 중 114건을 차지했다.
또 중구는 의견제출 건수 139건 가운데 2건을 제외하고 '하향 요구'가 137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강남구도 '하향 요구'가 128건 중 107건, 서초구도 54건 중 49건으로 '상향 요구'보다 많았다.
반면 동대문구와 성북구, 노원구, 서대문구, 동작구 등 지가상승요인이 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땅값이 낮은 자치구는 '상향 요구'가 많았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세금 부담 등의 이유로 개별공시지가 하향 요구가 많았다"며 "그러나 뉴타운 등 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추후 보상 등 기대 심리가 작용하면서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상향 요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명동 '파스쿠찌' 부지, 부동산 침체에도 3.3㎡당 2억 웃돌아
올해에도 중구 충무로1가 24-2 번지의 `파스쿠찌' 커피전문점 부지가 서울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으로 기록됐다.
'파스쿠찌' 부지는 부동산 경기침체로 땅값이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올해에도 3.3㎡당 2억원(2억50만원)을 넘어섰다.
2007년 1억9000여만원으로 가장 비싼 땅으로 기록된 이래 지난해 3.3㎡당 2억1100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데 이어 3년 연속 1위를 지켰다.
시내 주거지역 가운데 땅값이 가장 비싼 강남구 대치동 670번지의 동부센트레빌 아파트 역시 지난해(3.3㎡당 4000만원)와 비교해 4.1% 하락한 3.3㎡당 3830만원을 나타냈다.
반면 도봉구 도봉동 산43번지의 도봉산 자연림은 3.3㎡당 1만5000원으로 작년과 보합세를 이뤘지만 여전히 서울에서 땅값이 가장 쌌다.
도봉산 자연림의 땅값은 '파스쿠찌' 부지와 비교해 무려 1만3300배나 차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