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곡·하남 미사 등 4곳 분양가 15% 안팎 낮춰
"서민 내집 마련 기회" 주택공사 홈페이지서 접수
정부가 보금자리 주택 공급 시범지역 4곳을 확정함에 따라 오는 9월 실시되는 사전예약제에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보금자리 시범지역으로 지정한 곳은 서울 강남 세곡·서초 우면·경기도 고양 원흥·경기도 하남 미사지구 등 4곳이다. 9월 이 지역은 정부가 "수요가 있는 곳에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공급한다"는 당초 목적에 맞게 분양가를 기존보다 15% 안팎까지 대폭 낮출 계획이다. 이번에 발표된 시범 지역은 분당신도시나 일산신도시보다 서울 중심 지역에서 가깝고 정부가 금융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 이미영 분양팀장은 "서민들이 주택을 마련하기에 이번 같은 기회가 쉽게 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보금자리 주택 청약 경쟁은 최근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고 있는 인천 청라지구보다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처음 시행되는 '사전예약제'로 80% 배정
이번에 공급될 물량은 사업승인 예정물량인 3만 가구. 이 가운데 1만8000가구가 분양 물량이며 1만2000가구는 임대로 공급될 예정이다. 1만8000가구 중 사전예약 방식으로 분양될 물량은 전체 물량의 80% 선인 1만2000~1만5000가구 안팎. 나머지 20%(3000~6000가구)는 정식 분양단계에서 추가모집형태로 공급된다.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에서 정부가 처음으로 도입하는 '사전예약제'는 입주 예정자의 취향과 선호를 반영해 맞춤형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도입한 분양 방식이다. 사전예약은 '예약단지 선정·공포→주택예약 신청 및 관리→본청약 및 분양'의 순서로 진행된다. '청약-입주자 선정'(본청약) 절차에 앞서 사전에 예약당첨자를 선정한다는 것이 기존 청약절차와 다른 점이다.
사전예약에서 당첨되면 예약당첨을 포기하거나 도중에 집이 생겨 '주택 보유자'가 되는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본청약' 단계에서 입주자로 확정된다. 사전예약자는 입주 시기·분양가·입지 등을 비교해 여러 단지를 비교·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무분별하게 사전예약에 응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정당한 사유 없이 예약 당첨을 포기하거나 청약 부적격자로 드러나면 일정 기간(과밀억제권 2년, 그 외 지역 1년) 사전예약이 제한된다.
◆인기지역은 청약 1순위자만 가능할 수도
보금자리 주택 청약자격은 기존 청약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본적으로 청약저축에 가입한 무주택가구주에게 청약자격이 주어진다. 이번에 새로 출시된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기본적으로 '24회차'가 되지 않아 올해 9월 시범단지 청약 자격이 없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서울 우면·세곡지구 보금자리주택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저축 1순위 가입자는 총 45만5601명. 우면·세곡지구의 보금자리주택 건설물량이 총 8000가구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고 청약 경쟁률은 57대 1까지 올라갈 수 있다. 이 때문에 인기지역은 청약저축 1순위자에게만 예약신청 기회를 줄 가능성도 있다.
사전예약 신청은 주택공사 홈페이지에서 인터넷 접수를 원칙으로 1~3지망까지 접수할 수 있다. 입주자 선정 기준은 지역우선, 지망(1~3 순위), 청약저축 입주자선정 기준(무주택 기간·납입 횟수·저축 총액 등) 순으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예비 당첨자는 정식 입주자 당첨자격을 얻을 수 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당첨 자격을 최종 확인한 후 자격상실자와 잔여물량(20%)을 대상으로 추가 모집하기 때문에 사전예약에서 떨어지더라도 내년 9월쯤 다시 한번 기회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 기준을 확인하라
이번에 시행되는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제의 특징 중 하나는 입주자 선정에서 '지역'이 우선적으로 고려된다는 점이다. 올해 공급물량 중 서울 세곡과 우면지구는 서울지역 거주자에게 100% 공급한다. 반면 고양 원흥과 하남 미사는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 30% 안팎을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는 수도권 거주자(해당 지역 포함)에게 공급한다.
지역우선 신청 자격은 그동안 고양시와 하남시는 아파트 일반 분양에서 1년 이상 거주 제한을 적용했으나 보금자리주택의 경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역 우선'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1~3지망까지 할 수 있는 예약신청이다.
주의할 점은 1지망으로 신청한 사람이 2지망으로 신청한 사람보다 저축금액이 적어도 입주자는 1지망을 신청한 사람이 된다. 인기지역에서는 1순위에 모두 마감되겠지만 비인기 지역은 2순위까지도 넘어갈 수 있어 신중하게 지망 순위를 선택해야 한다. 함영진 실장은 "청약저축 납입 총액 등이 당첨권에서 부족한 가구주는 비선호형 단지나 지구 내에서 소외된 단지에 지망해 당첨 확률을 높이는 전략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