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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어떤 주택부터 팔아야 하나

뉴스 이석우 기자
입력 2009.05.08 03:07

'양도세 중과 폐지' 내년까지만 허용된다던데… 3월 16일부터 소급 적용
2011년 기존대로 돌아와 양도차익 적은 주택과 비(非)강남권 먼저 처분해야

다주택 보유자에 대해 양도세를 중과하는 제도를 전면 폐지하려던 정부의 당초 법 개정안이 정치권의 반발에 부딪혀 다소 복잡하게 바뀌었다. 지역과 기한에 제한을 두지 않고 전면 폐지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었지만, 국회의 법안 처리 과정에서 각종 단서 조항이 붙었다.

우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는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또 투기지역(현재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주택을 팔 때는 전면 폐지가 아니라 일반 세율에 10% 포인트의 가산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다주택 소유자들은 어떤 주택부터 팔아야 하는지, 지금 당장 주택을 파는 것이 유리한지, 아니면 계속 보유하는 게 나은 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 봐야 할 시점이다. 아울러 변경된 세제뿐 아니라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 시장의 흐름도 따져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투기지역 주택 팔 때는 10% 가산세 적용

우선 제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세제 개편안에서는 1가구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율을 무조건 60%를 중과하는 제도에서 일반세율인 6~33%를 적용하도록 했다. 투기지역의 주택을 팔 때는 일반 세율에 10%의 가산세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강남구에 1채, 강북에 2채를 가진 다주택자가 강북 집을 팔아 모두 1억원의 양도차익을 얻으면 예전까지는 양도세 4343만원(주민세 포함, 신고세액 공제 시)을 내야 했다. 하지만 바뀐 제도에 따라 2010년까지는 1978만원만 내면 된다. 세금 2365만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강남에 가진 1채를 팔 때는 10%의 가산세가 더 붙기 때문에 양도세가 2943만원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가산세를 내더라도 지금보다는 1400만원의 세금을 줄어든다.

이 제도는 한시적인 것이어서 오는 2011년부터는 3주택 이상인 경우 60%, 2주택 이상인 경우 50%의 중과세율이 적용하는 기존 방식으로 돌아간다.

또 이 제도는 3월 16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정부가 국회와 법안 조율을 하지 않은 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이날 이후 정부 말을 믿고 집을 처분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강북 주택부터 파는 것이 유리

세금 제도가 바뀜에 따라 다주택자 중 보유하고 있던 집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려면 우선 비(非)강남권 주택부터 파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센터장은 "서울 강남 지역의 주택은 앞으로 경기 침체기가 지속되더라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며 "강북 지역은 지난해 단기간에 급등한 데다, 강남보다 세금도 적기 때문에 강북 주택부터 처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바뀐 세금 구조에서 강남구에 2채, 강북 지역에 1채 총 3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강남 주택을 팔 경우 10% 포인트 가산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이렇게 해서 2주택자가 되면 강남 투기지역 내 집을 팔더라도 가산세가 붙지 않고 일반세율로 양도세를 부담하면 된다.

이 같은 세금 구조 때문에 강남·강북 지역의 집값 격차가 지금보다 더 벌어져 양극화가 심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들이 강북 지역에 소유하고 있던 주택을 매물로 내놓더라도 시장 가격에 큰 변화를 줄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양도차익 적은 주택부터 파는 것이 유리

투기지역인 강남 3구에만 주택이 3채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경우에는 양도 차익이 적은 주택부터 파는 것이 유리하다. 예전에는 3주택자의 경우 45%의 단일세율이 적용됐지만 바뀐 세제가 적용되면 투기지역이라도 16~45%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양도 차익이 많을수록 세율도 높게 매겨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강남구에 있는 주택의 양도차익은 8000만원, 서초구에 있는 주택은 2억원이라면 강남구 주택부터 파는 것이 유리하다. 강남구 주택을 팔 경우 양도세는 2260만원(8000만원×35%·누진공제분 차감 적용), 5586만원(2억원×35%)으로 총 7846만원이 된다. 그러나 반대 순서로 팔게 되면 7586만원(2억원×45%), 1466만원(8000만원×25%)으로 총 9052만원이 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세금만 따져서 주택 매도 순위를 정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강조한다. 당장은 세금을 절약할 수 있지만 장기 보유하면 투자 수익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강북의 도심 역세권이나 뉴타운 지역의 주택은 경기 회복기에 강남 주택보다 집값 상승 여력이 더 있을 수 있다"며 "때문에 눈앞의 세금만 볼 것이 아니라 투자 대비 총 수익률 차원에서 접근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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