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평형으로 구성 내년 청라역 신설 예정
주변보다 분양가 낮고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 투자자 관심 크게 늘어
올 상반기 주택 분양시장에 큰 장(場)이 선다. 장소는 수도권 서북부지역의 대표적 택지지구인 인천 청라지구. 당장 이달에만 아파트 4555가구의 분양 계획이 잡혀 있는 데 이어 다음 달에도 4453가구가 공급되는 등 올 상반기에만 총 13개 건설사가 9212가구를 분양한다. 특히 청라지구는 사실상 올 들어 처음으로 공급되는 초대형 분양시장인 데다 분양가가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청약 결과가 올해 주택 분양시장의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4~5월 분양물량만 9000여 가구
국제업무도시로 조성되는 청라지구에서는 이번 달 한라건설을 시작으로 한화건설, 호반건설 등 총 4개 건설사가 분양에 나선다. 이 중 한라건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4월 마지막 주쯤 분양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9일 모델하우스 문을 연 한라건설은 A-6블록에서 '한라비발디' 130~171㎡형 992가구를 다음 주부터 청약 접수한다. 분양가는 3.3㎡당 1050만~1100만원. 한화건설은 오는 24일 A-7블록에서 '청라 꿈에그린' 1172가구를 분양한다. 전체 가구가 130~178㎡형 중대형으로만 구성된 게 특징이다.
5월 말에는 SK건설, 동양메이저건설, 동문건설 등 5개사가 6개 단지에서 총 3173가구를 동시 분양한다. 이 가운데 SK건설은 A-31블록에서 '청라 SK뷰' 879가구(127~272㎡)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30층 9개 동으로 동시분양 물량 중 가장 큰 규모다. A-26블록과 A-39블록에서는 동양메이저건설이 256가구와 564가구씩 공급한다. 특히 A-39블록은 145~148㎡의 중대형 평형으로 서해 조망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이 밖에 롯데건설이 M-4블록에 짓는 828가구(144~178㎡)는 청라지구에 공급되는 유일한 주상복합아파트여서 오피스텔 498실(110~221㎡)도 함께 분양된다.
◆교통여건 좋지만 개발사업 차질
인천 서구 경서동과 원창동, 연희동 일대에 약 1770만㎡ 규모로 조성되는 청라지구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중 서울과 가장 가깝고 교통여건도 상대적으로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청라지구 중심을 관통하는 경인고속도로 직선화사업이 현재 진행 중이고 청라지구 북쪽으로는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남쪽으로는 제2서울외곽순환도로가 연결된다. 대중교통시설도 확충된다. 내년에 인천국제공항철도 청라역이 신설될 예정이며 서울도시철도 7호선을 청라지구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청라지구는 국제금융 및 업무, 스포츠·레저, R&D 및 첨단산업단지가 어우러지는 복합도시로 개발한다는 목표 아래 청라지구 남쪽에는 IT(정보기술) 및 자동차 부품산업을 위한 첨단산업단지, 북서쪽에는 대규모 화훼수출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에 불어닥친 미국발 금융위기로 자동차 부품단지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던 GM대우 연구개발(R&D)센터(2만9091㎡)가 중단 위기에 놓인 데다 77층 높이의 월드트레이드센터(WTC) 쌍둥이빌딩 건립 사업도 무산되는 등 주변 개발사업 진척이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청약가점 낮아도 도전해볼 만
올해 청라지구에 공급되는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000만~1100만원 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청라지구에 공급한 분양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면서 인근 송도지구보다는 300만원 정도 낮은 편이다. 여기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제외돼 있어 입주(등기시점) 후 5년 안에 아파트를 되팔면 양도세를 100% 면제받을 수 있다. 전매 제한기간도 중대형 아파트는 1년으로 단축됐고 중소형 주택은 3년으로 줄어 주택 매매는 한층 수월해졌다.
더욱이 청라지구는 올 상반기에만 9000가구가 시장에 거의 동시에 쏟아지는 만큼 청약가점이 높지 않은 수요자들도 적극적으로 신청해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 이미영 분양팀장은 "정부가 최근에 내놓은 각종 규제 완화로 인해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며 "특히 청라지구 안에서도 개별 입지가 좋거나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단지는 수요자들이 많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동시분양은 여러 브랜드 중 하나만 청약할 수 있기 때문에 청약 수요가 분산돼 개별분양 때보다 청약경쟁률이 낮아지고 당첨확률은 높아질 수 있다"며 "투자자 개인의 청약자격과 금융조건 등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적합한 주택에 청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